비만 아동·청소년이 음료나 즉석식품 등 초가공식품 섭취를 늘릴수록 대사 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12일 '초가공식품 섭취가 비만 아동·청소년 중에서도 대사 이상 위험도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국내 처음으로 규명해 전문 학술지에 발표했다.
초가공식품은 식품의 보존성, 맛, 편의성을 위해 산업적인 공정을 거쳐 식품에서 추출되거나 합성된 물질을 함유하는 식품이다. 가공 과정에서 당, 가공 지방, 염분 등이 많이 들어가고, 비타민, 섬유소 등 영양소는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료, 즉석식품, 패스트푸드, 인스턴트식품, 스낵류 등이 초가공식품에 해당하는데, 초가공식품 섭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국립보건연구원 내분비·신장질환연구과는 과체중 이상의 비만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수행된 비만 중재 연구 참여자 중 149명을 대상으로 초가공식품 섭취 수준을 확인하고, 초가공식품 섭취와 대사 이상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비만 아동·청소년들은 하루 섭취 식품량의 20.4%, 하루 섭취 에너지의 25.6%를 초가공식품으로 섭취하고, 섭취 수준이 가장 높은 군은 하루 섭취 식품량의 38.0%, 하루 섭취 에너지의 44.8%를 초가공식품으로 섭취했다.
초가공식품 섭취 수준이 가장 높은 군(상위 1/3)은 가장 낮은 군(하위 1/3)에 비해 '지방간' 위험이 1.75배, 혈당 조절이 원활하지 못해 혈액에 인슐린이 과도하게 증가하는 상태인 '인슐린 저항성' 위험이 2.44배 높았다.
특히 간지방이 10% 이상인 중등도 이상의 지방간 위험은 4.1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섭취하는 식품 중 초가공식품 비율이 10% 증가함에 따라 중등도 이상의 지방간질환 유병 위험은 1.37배 증가하고, 인슐린저항성 유병 위험은 1.3배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 원장은 "비만 아동·청소년의 대사질환 유병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초가공식품의 섭취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아동·청소년의 초가공식품 섭취 감소를 위한 가정, 보육·교육시설 등의 문제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