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이시바, 우여곡절 총리직 지켰지만…국정운영 가시밭길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연합뉴스

지난달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패배한 자민당 이시바 시게루 총재가 어렵사리 총리직을 유지하게 됐다. 그러나 중의원이 여소야대로 재편됨에 따라 이시바 내각의 향후 국정 운영은 험로가 예상된다.
 

결선투표로 이시바 총리 재선출, 2차 내각 출범

이시바 총리는 11일 열린 특별국회에서 중의원 결선 투표와 참의원(상원) 투표를 거쳐 다시 총리로 지명됐다. 중의원 결선 투표는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가 취임한 1994년 이후 30년 만에 처음 치러졌다.
 
결선투표까지 거친 것은 총선에서 자민, 공명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총선에서 자민당은 191석으로 전보다 56석 줄었으며 공명당도 32석에 그쳤다. 여당이 과반을 달성하지 못했다.
 
반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148석)과 제3야당인 국민민주당(28석)은 의석을 크게 늘렸다. 다만 어떤 당도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1차 투표에서 누구도 과반 표를 얻지 못해 상위 2명을 대상으로 한 결선 투표가 치러졌고 결국 이시바 총리가 재선출됐다.
 
이시바 총리는 1차 내각 각료 중 정부 대변인인 관방장관을 비롯해 외무상, 방위상 등 주요 각료 대부분을 유임시킬 방침이다. 다만 중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자민당 출신 각료 2명과 연립 여당 공명당 대표로 취임한 국토교통상은 교체하기로 했다.
 
제2차 내각 법무상으로는 스즈키 게이스케 전 외무성 부대신, 농림수산상으로는 에토 다쿠 전 농림수산상, 국토교통상으로는 공명당 인사인 나카노 히로마사 전 경제산업성 정무관이 각각 거론된다.
 

 '여소야대' 2기 내각 국정 운영 순탄치 않을 듯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왼쪽)가 11일 중의원(하원)에서 진행된 총리지명 선거에 참여해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과 함께 손뼉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향후 국정 운영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의 협력 없이는 예산안과 법률안을 통과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이시바 총리는 총리지명 선거에 앞서 입헌민주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야당 대표와 만나 협력을 요청했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정책 지향이 비슷한 것으로 평가되는 국민민주당과 정책별로 협력하는 '부분 연합'을 바탕으로 정권을 유지할 방침이다.
 
결국 이시바 내각은 야당과 협력하면서 외줄타기 하듯 국정을 운영해 나가야 한는 상황이다. 만약 야당이 뭉치면 내각 불신임을 결의해 내각이 총사퇴해야 할 처지에 몰릴 수도 있다.
 
이시바 총리의 당내 입지도 불안정하다. 실제 지난 7일 자민당 본부에서 200명 가량 의원이 모인 간담회에서 총선 패배를 둘러싸고 지도부를 향한 불만과 비판이 잇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때 경쟁한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이나 다카이치를 밀어준 아소 다로 전 총리가 지금은 별다른 반응이 없지만 정치적 여건이 갖춰진다면 이시바 끌어내리기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지 언론은 자민당 내에서 내년 여름 참의원 선거와 도쿄도 의회 선거전에 총리 교체론이 불거져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야당의 내각 불신임 결의도 비슷한 시기나 상황에 따라서는 그 전에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