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 조사 명태균 의혹 전면 부인…"尹 녹취 기억 안나"

명씨 변호사 "명씨 마지막 조사"

이형탁 기자

9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54)씨가 12시간 넘게 검찰 조사를 받았다. 명씨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지난 2월,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 3차 피의자 신분으로 받은 것.

명씨는 이날 오전 10시쯤 창원지검에 출석하고 오후 10시 20분쯤 조사를 마치고 나와 "정치자금법 위반 관련돼서 제가 알고 있는 내용을 그대로 말씀 올렸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3대 왜 버렸는가'라는 질문에 "휴대전화 세대를 그냥 버린 게 아니고 원래 안 쓰던 전화기였다"며 "패턴이 열리지 않는다"고 했다.

명씨는 이어 "그래서 이번 사건 9월 24일날 포렌식 업체에 가서 텔레그램 메시지 그다음에 한 것들은 다 새 휴대전화에다 옮겼다"며 "그전에 제가 전화기를 바꿨기 때문에 오해받기 싫어서 그 전화기에 들어 있는 내용을 그대로 옮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다음에 그 전화기 포렌식 업체 사장님이 제가 그 패턴을 몰라서 못 여는 거를 자기가 보고 이 전화기는 포렌식을 할 수가 없다 열 수가 없다 그래서 필요가 없다. 그래서 저희가 갖다 버린 거다"라고 말했다.

명씨는 '대선 기간 때 쓴 휴대전화에 윤 대통령 녹취 없었나'라는 물음에 "그거 잘 기억이 안 난다"며 "지금 벌써 시간이 얼마나 지났나"라고 했다. 이어 '오전에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대화를 가십이라고 말씀했는데 대통령 육성까지 나온 상황에서 공천 개입한 게 의혹이 굉장히 큰 상황 아닌가'라고 묻자 "아니 누구나 추천하는 거 아닌가. 누구나 사람을 추천하지 않을 수가 있나"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볼 때는 일반 국민들이 대통령하고 여사하고 접촉이 어렵기 때문에 그런 거지. 누구나 나는 저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 저 사람이 되면 우리 지역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런 마음을 표현을 하지 않나"라고 했다.

취재진이 '그렇다하더라도 일반적인 상식 선에서는 조금 이해하기 어렵지 않나'라고 묻자 "본인 상식선이다"이라며 "대다수 사람들이 다 누구가 좋아, 누구를 지지해, 누가 됐으면 우리 지역을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아, 그런 얘기하지 않나. 자기 주변한테?"라고 되물었다.

명씨는 "저는 그냥 대통령과 여사의 주변에서 그냥 일을 했던 사람이다"며 "제가 어떤 공직에 있거나 어떤 그런 위치에 있어서 그것을 망각하고 제가 어떤 발언을 한 게 아니다"며 "대통령도 사적인 대화가 있는 거고 여사님도 사적인 대화가 있는 거다. 그러면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보는 거 아닌가"라고 했다.

'윤 대통령과 김여사에게 할 말 없나'라고 묻자 "제가 이번 일은 제가 어떤 거를 폭로하거나 일으킨 게 아니고 가짜 뉴스를 한 뉴스토마토에서부터 이 일이 시작된 거다"라며 "사람들이 폭로했다는데 제가 폭로한 게 있나"라고 되물었다.

명씨는 '이번 대통령 담화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묻자 "저와 관련된 어떤 부분들을 말씀하신다고 하길래 제가 부끄럽고 죄송스러워서 솔직히 못 봤다"고 "그냥 단신으로 이렇게 뜨는 내용을 봤는데 제가 정말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명씨는 대통령실 용산 이전 관련 질문에서는 "청와대 터가 안 좋다. 예전에 거기 사냥터다 수많은 말이 많았지 않았나? 저는 그런 걱정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서 제 의견을 그냥 말씀드린 것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지금 나와 있는 기사 저와 관련돼서 제가 그렇게 힘 있는 사람이면 저한테 지금 여기 해명을 다 하고 증거자료 다 내고 왔는데 아니 고령군수든 시의원이든 말만 하면 다 앉혔지. 왜 못 앉혔나?"라고 했다.

명씨는 '대통령 후보에게 추천이나 의견을 냈는데 그중에서 채택되거나 받아들여진 것들이 좀 있나'라고 묻자 "저는 그냥 의견을 냈지. 거기에 받아들이거나 뭐 이런 거는 제가 잘 모르겠다"며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냈는데 제가 의견을 내서 꼭 받아들였다? 그것도 좀 모순인 것 같다. 저는 그런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창원국가산단 같은 경우도 제가 창원시에 제안을 한 거"라며 "박완수 의원 지금은 지사되셨는데 그분 국회의원 때 공약이 있었는데 그 아이디어 착안해서 한 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제안을 한 거고 제안자이기 때문에 저한테 와서 그 제안을 듣고 거기에 맞춰서 저한테 이런 제안이 맞습니까, 라고 확인한 거고 그래서 세 번 만났다"며 "그런데 제가 제안한 대로 그게 국가 산단이 이루어졌나?"라고 되물었다.

명씨는 그러면서 "국가산단 관련돼서 제가 안을 냈기 때문에 그것이 잘 지역에서 지역 발전을 위해서 제가 노력했다"며 "제가 사익을 하나라도 취급했나. 계좌 추적해서 제가 단돈 1원이라도 받은 게 나왔나"라고 되물었다.

이에 A기자가 '아니 그거야 본인이 신용불량자이기 때문에 현금으로 다 받아놓고 왜 지금 와서 계좌 추적 가지고 그러는가'라고 묻자 "말씀 조심히 하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냥 가겠다. 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가"라며 "본인이 검찰인가"라고 말했다.

명씨는 이어 해당 기자의 소속과 이름을 묻고는 갑자기 "당신이 거짓뉴스 뿌렸구나"라며 "당신이 허위보도, 거짓 보도했잖아"라고 버럭 소리쳤다. B기자가 '김영선 의원이 수십억 원 자산가인데 왜 당신한테 돈을 빌리는가'라고 묻자 "그거는 김영선한테 물어봐라"고 말했다.

명씨는 이어 A기자에게 조심하라며 고발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떠났다. 명씨 변호사는 검찰 마지막 조사라고 답했다.

명씨는 지난 2022년 8월부터 국회의원 후보자 추천과 관련해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 씨를 통해 김 전 의원의 세비 9천만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명씨가 김 전 의원의 세비 9천만 원 성격이 김건희 여사 측으로부터 받은 공천 성공 보수가 맞는지,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가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를 위한 81회 맞춤형 여론조사 대가가 맞는지, 지방선거 출마 희망자들로부터 공천 장사를 한 게 맞는지 등에 대해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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