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시즌 KBO 리그를 마지막으로 은퇴한 추신수(42)가 약 30년 동안 야구와 함께했던 소감을 남겼다. 7일 인천 연수구 송도 경원재 앰배서더 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자신을 "전(前) 야구 선수"라고 소개하면서 그동안 미련없이 최선을 다했다며 홀가분한 마음을 보였다.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인 투수의 힘을 알렸다면, 추신수는 한국인 타자의 자존심을 세웠던 선수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을 체결한 추신수는 2005년 마침내 빅리그에 데뷔했다. 클리블랜드로 이적한 후 2008년 정규리그 9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9를 기록하며 잠재력을 보여준 추신수는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활약했다.
추신수는 2009년부터 두 시즌 연속으로 3할 타율에 '20-20(홈런-도루)'를 기록하며 호타준족으로 이름을 날렸다. 신시내티로 이적한 2013시즌에는 타율 0.285에 무려 112개의 볼넷을 골라내며 21홈런, 107득점, 54타점, 20도루를 기록했다.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추신수는 1억 달러 이상의 대형 FA 계약을 따내며 텍사스로 이적했다.
추신수는 2015년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고 2018시즌 생애 처음으로 올스타에 선발됐다. 2019시즌에는 만 36세의 나이로 개인 한 시즌 최다인 24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추신수는 2020시즌을 마지막으로 메이저리그 경력을 마무리 했다.
출전 경기부터 홈런, 안타, 득점, 타점, 도루 등 그가 남긴 기록은 모두 한국인 메이저리그 최다 기록으로 남았고 이 기록은 쉽게 깨지지 않을 것이다.
2021시즌을 앞두고 KBO 리그를 선택, SSG 유니폼을 입은 추신수는 첫 시즌에 리그 최고령 '20-20'을 달성했고 올해에는 온갖 최고령 기록을 갈아치우며 KBO 리그의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2022시즌에는 SSG의 사상 첫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에 기여하며 프로 선수로서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이처럼 화려한 경력을 쌓은 추신수를 두고 야구 팬들은 '추강대엽'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추신수, 강정호, 이대호, 이승엽 등 국내외에서 한국 야구를 빛낸 레전드 타자 4명을 의미하는 말로 그 중에서도 추신수가 1순위로 평가받는다.
이에 대해 추신수는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미국에서 뛰었다고 다른 타자들보다 우위로 평가받을 순 없다"며 이승엽과 이대호가 미국에서 충분히 기회를 얻었다면 좋은 성적을 냈을 것이라며 자신의 앞으로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강정호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뛴 시간이 짧았다"며 자신보다 뒤로 가야 할 것 같다는 농담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