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많은 사람들이 치아 소실로 임플란트 시술을 받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바이오필름이나 플라그에 의해 염증·잇몸질환·임플란트 주변의 뼈 손실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미국 펜실베니아대(University of Pennsylvania) 치과대학의 황길수 박사는 항균 및 항염 특성을 통해 바이오필름을 파괴할 수 있는 박테리아 저항 나노입자 및 LED 기반 광치료 '스마트 임플란트'를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황 박사는 펜실베니아대학 교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연치아와 비교했을 때 임플란트 구조와 주변 잇몸 사이의 밀봉이 좋지 않기 때문에 임플란트 주변 질병의 위험이 매우 높다"면서 "임플란트 표면에 미생물들이 달라붙어 균 군집체계(바이오필름)를 형성해 각종 잇몸질환과 뼈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 박사는 바이오필름인 치아와 치아 사이의 끈적한 플라크를 형성하는 세균막에 주목했다. 현미경을 사용해 박테리아가 표면이나 곰팡이에 부착하는 힘을 분석해 바이오필름의 생물 물리적 특성과 기계적 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장치와 바이오리액터를 개발했다.
여기에 미생물 특성을 활용해 폐수 내 유독성 성분을 친환경적으로 분해하는 잠재적 정수처리 방법을 모색한 끝에 바이오필름에 저항할 수 있는 고유한 항부착 및 항염증 특성을 가진 차세대 '스마트 임플란트'를 개발했다.
'스마트 임플란트'는 나노입자 화합물(바륨 티타네이트)를 활용해 박테리아와 염증 및 감염으로부터 조직을 보호하는 보이지 않는 근적외선 빛을 자체적으로 공급·방출하며, 이 근적외선 빛은 구강 세포를 자극해 박테리아를 죽이는 단백질과 염증을 감소시키는 생물질들의 형성을 촉진시킨다.
이 '스마트 임플란트'의 획기적인 기술은 자체적으로 전원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황 박사는 "바륨티타네이트 나노입자는 압전 효과를 가지고 있어, 칫솔질이나 씹는 것과 같은 단순한 신체활동으로 외부의 전원이 없이도 LED에 자체적으로 전원을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광치료를 위해 임플란트에 배터리를 탑재시킬 수 있지만 임플란트 이식 후 배터리를 교체하거나 충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이 스마트 임플란트는 압전 소재를 사용해 구강 내에서 자체적으로 전원을 공급할 수 있어 이러한 문제를 원천전으로 해결한 것이 특징이다.
임플란트 평균 수명은 약 10년으로 보고 있지만 바이오필름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해 장기적인 유지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스마트 임플란트'는 이 같은 임플란트의 수명을 늘리는 데도 획기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황 박사는 "이 소재가 치과 크라운에 사용되어 바이오필름의 형성을 방지하고 전기를 생성해 상처 치유와 뼈 재생을 촉진, 구강 건강을 모니터링하는 바이오센서를 작동시키는 등 다양한 응용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 연구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세대학교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황 박사는 학부에서 생화학 수업 중 영감을 받은 후 화학 및 생체분자공학에서 박테리아가 표면에 부착되는 과정을 수학적 모델링으로 설명하는 연구를 통해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캐나다 앨버타 대학교에서 바이오필름 형성에 대한 박사 및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바이오필름 관련 바이오리액터를 개발하고 미생물 특성을 활용해 폐수 내 유독성 성분을 친환경적으로 분해하는 잠재적 정수처리 방법을 연구했다.
2019년 펜실베니아대 치과대학 예방 및 복원과확과 조교수로 임용된 데 이어 올해 부교수에 임용됐다. 이 연구의 성과를 인정받아 2023년 미국 국립보건원(NIH)으로부터 260만 달러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관련 연구를 지속해오고 있다.
황 박사는 충치 발생율이 높은 아동 충치 예방에도 연구력을 모으고 있다. '박테리아와 곰팡이 간의 상호작용을 통한 조기 아동 충치 예방 연구'를 진행해 2024년 국제치과연구협회(IADR)에서 혁신 구강 관리상을 수상했다. 창의적 연구 환경에서 젊은 연구자들이 열정을 펼치도록 연구실 운영과 다양한 멘토링에도 헌신하고 있다.
황 박사는 '스마트 임플란트' 상업화 가능성을 두고 미국 연방 프로그램인 소기업 혁신연구(SBIR)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이 연구가 임플란트 기술과 구강 건강 관리에 혁신적인 패러다임을 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한국 출신인 황 박사가 미국 의학계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선보임으로써 국내 의료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