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가 확인된 가운데 그동안 발표됐던 사전 여론조사가 또 다시 빗나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대선에선 전례가 없을 정도로 이변이 이어진 만큼 주요 언론사와 선거분석 기관은 막판까지도 어느 한쪽으로 저울을 기울이지 못한 채 '초박빙', '예측불허'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깜깜이 판세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내놨다.
이에 승리를 확정짓기까지 수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투표일 다음날인 6일 새벽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꺾고 사실상 승리를 확정지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발표된 여론조사가 '샤이 트럼프' 표심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개표 현황에 따르면 경합주 일부 등을 제외한 대다수 지역에서 승자가 결정된 가운데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6850만4448표를 얻어 51.2%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 개표가 진행 중인 주 중 공화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알래스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가 예상되는 데다 위스콘신과 미시간, 네바다, 애리조나 등 경합주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근소하게 우위를 보이는 만큼 최종 결과 역시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내로라 하는 영미권 매체는 투표일 직전까지도 '50 대 50' '한끗 차이 승부'라는 헤드라인으로 지면을 도배했다.
특히 매체에서 대선 승패를 가를 경합주라고 꼽았던 7개주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압도적 우위를 달리는 모양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승리를 확정 지었고, 나머지 4개주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이들 여론조사는 두 주자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안에 있다면서 박빙 판세로 분석하면서도 나름대로는 '종이 한장 차이'를 전제로 어느 한쪽의 미세한 우위를 점치기는 했다.
예를 들어 미 간판 신문이자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공개 지지해온 뉴욕타임스(NYT)는 투표 이틀 전인 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7대 경합주에서 해리스의 4승2무1패 우위를 점쳤다.
하지만 다음날인 4일 발표된 정치매체 더힐 조사에서는 정반대로 트럼프가 4승2무1패 우위라고 나타났다.
미 공영라디오 NPR이 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 51%, 트럼프 47%라고 했지만 앞서 전날 발표된 NBC 방송의 전국 여론조사는 두 후보가 49%대 49%로 동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막상 뚜껑을 열어봤을 때는 경합주를 중심으로 한 '샤이 트럼프' 표심이 2016년에 이어 이번에도 위력을 발휘한 것이었지만 사전 여론조사에서는 이처럼 숨어있던 트럼프 충성표를 읽어내는 데 실패하게 됐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는 주요 여론조사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여유있는 승세를 점쳤지만 실제로는 트럼프가 승리하며 여론조사 역사의 '흑역사'를 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