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금리 빅컷…뭐든 '선반영'하는 주식시장[계좌부활전]

의사봉 두드리는 이창용 한은 총재. 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에 이어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까지, 엄청난 한 주가 지났습니다. 이렇게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이벤트가 열리기 전 다양한 예측이 쏟아집니다. 주가와 금리, 환율, 가상자산은 예측치가 바뀔 때마다 일희일비하며 등락합니다.
 
이제 시장은 오는 30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9월에 이어 10월까지 두 달 연속 1%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한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관심이 쏠립니다.
 
주식시장은 이벤트 결과 예측을 '선반영'하는 경향을 보이는데요. 그러면 개미도 예측을 활용한 투자에 뛰어들어야 할까요?
 
전문가들은 "예측하지 말고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대표적으로 레이 달리오는 저서 '원칙'에서 "예측은 큰 가치가 없고 예측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시장에서 돈을 벌지 못한다"며 "그 이유는 아무것도 확실한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조언합니다.
 
만약 시장이 예측에 맞춰 움직인다면, 효율적 시장이라는 뜻이고 이는 초과수익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또 예측으로 투자했을 때, 예측과 반대의 결과가 나온다면 큰 손실이 불가피한데요. 원금 손실이 크면 복구가 쉽지 않고, 진짜 기회가 왔을 때 투자 규모를 키울 수 없어 수익률에도 제약이 생깁니다. 한 마디로 투자 대비 리스크가 너무 큰 것이죠.
 
스마트이미지 제공

불확실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확률적 투자'를 기반으로 한 '대응'을 강조합니다.
 
투자 스타일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체로 기관은 다양한 예측치를 토대로 여러 개의 시나리오를 만듭니다. 가장 확률이 높은 시나리오에 헤지를 더해 투자하고, 이벤트 결과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수정하며 움직이는 시장에 '대응'합니다.
 
개미가 기관만큼 정밀한 시나리오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긴 어렵겠지만, 확률적 사고에 따른 대응은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꼽힙니다.
 
아주 간략한 예를 들어보면 미국과 한국은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미국은 재정적자, 한국은 가계부채의 각각 확대가 기준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준금리 인하의 속도가 문제겠지요.
 
국채 금리로 4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어 보면 금리 인하가 빠르게, 느리게 또는 인상이 빠르게, 느리게 등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여기에 따라 국채를 매수할지 혹은 기준금리에 민감한 성장주를 매수할지, 또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은 얼마나 가져갈지 등을 미리 그려놓으면 시장 상황에 맞춰 대응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왜 불확실성이 가득한 세계에서 '예측'을 시도할까요? 래리 하이트에 따르면, 인간의 야심과 매력적으로 보이는 그럴듯한 이야기를 믿고 싶은 욕구 때문입니다.
 
예측하지 않는 투자를 위한 또 다른 방법은 투자 횟수 자체를 줄이는 것입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

워런 버핏은 "평생 투자 기회가 20번이라고 생각하고 투자하라"고 말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고, 리차드 데니스는 자신의 투자수익 95%가 전체 매매 중 5%에서 나왔다고 고백한 바 있습니다.
 
즉 인내심을 갖고 신중하게, 기회가 왔을 때만 투자해도 충분히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게 구루들의 조언입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