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적 저조에도 올해 국내 100대 기업 임원 숫자가 7400명대로 늘어나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경영효율성을 이유로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인사에서 임원 감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일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가 발표한 '2024년 국내 100大 기업 임원 연령대 현황 분석'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100대 기업 임원 수는 740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7345명보다 59명 많아진 숫자다.
반면 실적은 줄면서 2022년 대비 2023년 국내 100대 기업 매출은 1417조 원에서 1345조로 5.1% 줄었고, 영업이익은 48%(58조 원→30조 원)나 감소했다. 유니코써치는 "경영 체격과 체력 모두 1년 새 더 나빠졌는데도 임원 자리는 되레 늘어났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발생한 2020년(6871명)과 2021년(6664명)에는 임원 감소세가 뚜렷하다가 2022년에 7천명대로 늘어난 이후, 지난해 7345명대로 많아지더니 올해는 7400명을 넘어섰다.
이와 관련해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지난해 경영 실적이 좋지 않을 때 오히려 임원 수를 늘려 경영 반전을 기대했지만 예상했던 수준보다는 경영 성과 등이 저조해 올 연말과 내년 초 단행될 대기업 임원 수는 다소 줄여나갈 가능성이 농후해졌다"며 "특히 10년 전인 2014년 대비 2015년에 임원 수를 크게 줄였던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70년대생 임원 60%로 늘어, 60년대생은 30%대로 뚝
올해 국내 100대 기업 임원 10명 중 6명은 1970년대생(45~54세)으로 나타났다. 연말에 진행될 내년도 임원인사에서는 1970년대생은 물론 1980년대생 밀레니얼(M)세대 임원이 늘며 세대교체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전체적으로 1970년대생 임원 비율은 2019년(20.9%)→2020년(27.9%)→2021년(34.4%)→2022년(45.1%)→지난해(52.8%)→2024년(60%)로 올랐다. 1960년대생 임원 비율은 2019년(74.1%)→2020년(68.7%)→2021년(62.9%)→2022년(51.7%)→지난해 (44.1%)→올해(36.6%)로 떨어졌다.
1980년대생 비율도 높아졌다. 1980년 이후 출생자(44세 이하)는 지난해 131명에서 올해 189명으로 44.3% 늘었다. 80년대생 임원 비율은 2022년 1.5%, 지난해 1.8%, 올해 2.6%로 높아졌다.
유니코써치는 내년도 임원 인사에서 1980년 이후 출생자는 200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 대표는 "내년도 대기업 인사에서 1974~1976년생(48~50세) 임원이 늘고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 1980년대~2010년대 초반 출생자) 임원도 다수 배출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