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쓰레기?"…푸에르토리코 지사 선거 투표 열기

미국 주 편입·독립 찬반 투표도 함께 진행
트럼프측 비하 발언 여파 투표 열기 활활

푸에르토리코 지사 선거에 나선 독립당의 후안 달마우 후보. 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푸에르토리코 지사 선거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독립'과 '반식민주의'를 내건 제3당의 후보가 돌풍을 일으킨 가운데 선거 결과가 주목된다.
 
과거 스페인 식민지였던 푸에르토리코는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 이후 미국 영토로 편입된 미 자치령이다. 최근 미 대선 과정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 섬"이라고 비하해 논란이 일었다.
 
이번 푸에르토리코 지사 선거에서는 대중민주당(민주당 계열)과 함께 정치적 영향력을 양분해 온 신진보당(공화당 계열)의 제니퍼 곤살레스-콜론(48) 후보와 제3당인 독립당의 후안 달마우(51) 후보 간에 당선인이 나올 것으로 현지 매체들은 전망했다.
 
신진보당이 승리할 경우 푸에르토리코 역사상 처음으로 4년 임기 지사를 3번 연속 배출하게 된다. 독립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최초로 소수 정당 소속 지사가 탄생하게 된다.
 
미국 대선일에 함께 진행되는 푸에르토리코 지사 선거는 그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올해는 대선 과정에서 터져나온 '쓰레기 섬' 발언으로 뜻하지 않은 관심을 받고 있다.
 
AP는 섬 곳곳에 내린 폭우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이 줄지어 투표 열의를 보였다고 전했다. 현지 주민들도 "이런 광경을 본 적 없다"고 말하거나 "이 상황이 마음에 들고 감격스럽다"는 등 반응을 보였다. 이번 선거에서 푸에르토리코 유권자는 미국 주 편입, 완전 독립, 섬 연방 형태의 독립 중 하나를 선택하는 투표도 함께했다.
 
공화당 계열의 신진보당은 미국 주 편입을, 민주당 계열의 대중민주당은 자치령이라는 현 상태 유지를 각각 지지하는 경향을 보인다. 주 편입 등 의사를 묻는 주민투표가 시행되는 건 1967년 이후 7번째다.
 
다만 투표 결과에 대한 구속력은 없다. 푸에르토리코 지위 변경을 위해선 미 본토 연방 의회 결정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푸에르토리코 주민들은 미국 법의 적용을 받는 시민권자지만, 미국 선거의 투표권을 갖고 있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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