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가 일어난 날은 전국 각 지역에서 이태원을 찾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외국 국적 희생자도 26명입니다. 뿔뿔이 흩어져 있어 사고 이후 유가족과 생존자들이 만나기 어려운 환경이었습니다. 문성철 씨(희생자 故 문효균 아버지)는 "아무도 유족이 누가 있는지 가르쳐 주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하나하나 서로의 연락처를 찾아 모였다"고 말합니다.
"아이의 마지막 길을 모르니까 그냥 상상해요. 마지막으로 상상한 게 우리 아이가 발이 땅에 닿지도 않았겠구나" - 신지현 씨(희생자 故 김산하 어머니)
"국가에 묻고 싶었거든요. 왜 아이가 길에서 그렇게 허망하게 갔는지." - 문성철 씨(희생자 故 문효균 아버지)
유가족들은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들은 순간부터 지금까지 명쾌하게 알게 된 것이 없습니다. '10·29 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이태원특별법) 이 지난 5월 통과됐고, 이에 따라 지난 9월 특별조사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참사가 일어난 지 약 22개월 만입니다.
참사 이후 희생자들은 '놀러 가서 죽었다', '술 먹다가 죽었는데 왜 국가가 책임져야 하느냐' 는 비난을 듣기도 했습니다. 호주에서 두 번째로 한국을 찾은 조앤 래치드 씨(희생자 故 그레이스 어머니)는 희생자들이 범죄자가 아니라 "삶을 사랑하고 하고 싶은 것 많았던 아이들"이었다고 말합니다.
이태원 참사 2주기를 앞두고 희생자 유가족의 참사 이후의 삶을 담아낸 기록집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가 출간됐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작가기록단이 희생자 21명의 유가족을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2년 동안 아이를 잃은 가족들은 어떤 시간을 지나왔을까요? 그동안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