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운항한 것도 모자라 거짓말까지 한 어선 선장이 해경에 덜미가 잡혔다.
제주해양경찰서는 음주 상태로 어선을 운항한 혐의(해상교통안전법 위반)로 제주 한림선적 20t급 근해유자망 어선 선장 50대 남성 A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앞서 지난달 17일 오전 11시 30분쯤 해경은 'A씨가 음주 운항을 했다'는 신고를 받고 제주시 한림읍 한림항에 출동했다. 당시 A씨는 출동한 경찰관을 피해 현장에서 달아났다.
해경은 한림항 인근을 수색해 A씨를 발견했다. A씨를 상대로 음주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209%의 만취 상태였다. 해상교통안전법상 단속 기준(0.03% 이상)을 웃돌았다.
하지만 A씨는 해경에 선박 운항이 끝난 후에 맥주 5캔을 연이어 마셔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높게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며 편의점에서 구매한 맥주 영수증을 함께 제출했다.
거짓말은 금방 들통 났다. 해경은 신속하게 A씨가 맥주를 구매했다는 편의점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한 후 동선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A씨 주장이 거짓임을 밝혀냈다.
음주 측정 전 술을 마셔 측정을 방해하는, 일명 '술 타기 수법'을 한 것이다.
이후 A씨는 "혈중알코올농도가 생각보다 높게 나와 가중처벌 될까봐 거짓말을 했다. 음주 상태로 배를 운항한 것을 후회하고 깊게 반성하고 있다"며 혐의를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