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회장, 비위 혐의 은폐 정황 있어" 대한체육회 노조 비판

노조, 성명 통해 차기 회장이 갖추어 할 요건 및 이유 제시
지난달 불출마 촉구 성명에 이어, 이 회장 또 다시 저격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연합뉴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차기 회장 선거 불출마를 촉구한 대한체육회 노동조합(노조)이 이번에는 차기 회장이 갖추어야 할 요건 세가지를 제시하는 내용이 골자인 성명을 발표했다.

노조는 1일 발표한 해당 성명에서 특히 이 회장의 비위 혐의 은폐 시도에 대해 언급하는 등 폭로성 내용을 담았다. 또 국정 감사에서 언급된 이 회장 관련 논란, 3선 출마 저지를 요구하는 취지의 입장 등을 설명했다.
 
노조는 이날 '대한체육회장이 이래서야 되겠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체육회장 직위가 현재 이 회장이 그래왔듯 잘못된 형태로 악용되지 않도록, 차기 회장이 다음 세가지 요건을 갖춘 인물이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노조가 성명에서 밝힌 대한체육회장이 갖추어야 할 세가지 요건은 ▲대한체육회의 국제·국내적 지위와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 권한을 책임있게 집행하는 인물 ▲직원들 뿐 아니라 선수와 동호인, 지도자, 심판, 행정가 등 현장의 목소리에 가장 먼저 귀 기울이고 소통하는 자세를 갖춘 인물 ▲공직자로서 법적·도덕적·윤리적 책무를 명확히 인식하고 그에 걸맞은 공정성과 청렴성을 갖춘 인물 등으로 요약된다.
 
노조는 세가지 요건을 제시한 이유에 대해 "기관의 특성을 악용해 조직을 사유화 하거나 불필요하고 무모한 싸움을 벌이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 위함"이라고 밝히는 등 현 이기흥 회장 체제의 부당 행정 등을 단절 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노조는 또 "체육회가 본연의 목적에 맞게 현장의 체육인들과 국민 일반의 스포츠 기본권을 위해 일하는 조직이 될 수 있도록 '특보 행정' 등 현재의 정치화된 조직 체계를 과감히 개선하고 내외부에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소통 체계를 확립해 운영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사진 왼쪽)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연합뉴스

노조는 성명에서 최근 열린 국정 감사를 소환하면서 이 회장을 맹비난했다. "국감을 통해 만천하에  드러난 '체육 대통령'의 비겁하고 옹졸한 민낯을 마주하며 참담함과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는 것이 노조의 관련 입장이다.
 
이들은 국감에 참석한 이 회장이 "시종일관 거짓과 괘변으로 응했고, '체육회는 직원들만이 움직이는 조직이 아니다'라는 소인배 같은 답변만 늘어 놓았다"고 주장했다. 종합 감사에 이 회장이 불출석한 사안에 대해서는 "줄행랑을 쳤다"고 전제하면서 "업무협약 행사를 급조해서 불출석 사유서를 작성했고, 법적 절차도 무시한 채 국회에 제출했다. (이 회장의) 이러한 행동은 공공기관장으로서 단연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일갈했다.
 
노조는 특히 성명에서 이 회장이 비위 혐의를 은폐 하고 있다는 취지의 폭로도 이어갔다. "이 회장이 국무조정실 감사 등에서 본인의 잘못이 드러나지 않게 끔 측근들을 통해 비위 혐의에 대한 은폐 시도를 하는 정황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전언이다.
 
노조는 지난달 18일 발표한 불출마 촉구 성명에 이어 이번에도 체육회의 비선 세력을 언급했다. 이들은 "이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는 이제라도 '수오지심'을 가지고 부끄러워할 줄 알길 바란다. 이 회장의 과거 행정을 미화 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임원과 간부, 비선 세력이 여전히 있다면 당장 멈출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의 3선 도전과 관련해서는 "(이 회장은) 이 와중에도 3선 야욕을 버리지 않고 스포츠공위원회의 연임 승인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김병철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은 국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공정과 상식의 가치에 따라 심의할 것을 요청한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지난달 이 회장의 차기 회장 선거 불출마를 촉구하는 내용이 골자인 성명을 발표한바 있다.  체육회 내부에서 이 회장의 불출마 요구의 목소리가 불거진 것은 처음이었다. 체육회장 선거는 내년 1월 시행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아직 3선 도전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최근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3선 도전을 승인 받는 절차를 밟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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