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김영선이 좀 해줘라"…'공천 개입' 직접 증거 되나[박지환의 뉴스톡]


[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에게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 의사를 전한 육성 녹음 파일이 최초로 공개됐습니다.

그동안 명씨가 제3자와의 대화에서 김 여사의 공천 개입을 시사한 내용은 수차례 공개됐지만 윤 대통령과 직접 대화한 육성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여기에 더해 윤 대통령 육성을 공개한 더불어민주당이 추가 폭로를 예고해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전망입니다.

국회 출입하는 허지원 기자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허 기자.

[기자]
네 국회입니다.

[앵커]
명씨는 윤석열, 김건희 부부를 통해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죠. 명씨가 윤 대통령과 직접 통화한 내용이 알려진 건 처음인데, 어떤 이야기가 오간 건지 전해주시죠.

[기자]
네 민주당은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의 2022년 6월 재보선 공천개입 의혹이 담긴 육성 녹취를 공개했습니다. 대통령 취임식 전날이었던 5월 9일 명씨와 나눈 통화 녹취에는 윤 대통령이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공천을 주라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는데요. 통화 다음날인 5월 10일, 국민의힘은 김영선 전 의원을 경남 창원의창 후보로 전략 공천했습니다.

녹취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연합뉴스·명태균씨 페이스북 캡처

[윤석열 대통령]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건 김영선이 좀 해 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명태균]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기자]
민주당은 명씨가 6월 재보선에서 김 전 의원이 당선되고 제3자에게 해당 녹취를 들려줬다면서 자신과 윤 대통령의 통화 내용에 대해 설명하는 음성 녹취도 공개했습니다. 해당 녹취에서 명씨는 김 여사를 언급합니다.

들어보시죠.

[명태균]
"아니, 오빠, 명 선생이 그거 처리 안 했어? 어? 명 선생님 이렇게 어? 아침에 어? 이래 놀래셔서 전화 오게끔 만드는 게, 이게 오빠 이거 대통령으로서 자격 있는 거야?"

[앵커]
민주당이 이 같은 녹취를 입수한 경로와 공개한 취지는 뭐라고 설명합니까?

[기자]
민주당은 당내 공익제보센터를 통해 녹취를 입수했다면서 오랫동안 내용을 검토하고 발표를 준비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간접 정황은 많이 나왔는데, 확실한 물증을 찾는 과정에서 녹취를 확보했다는 겁니다.

다만 입수 시점이나 누가 제공했는지에 대해선 제보자 보호 차원에서 밝히지 않았는데, 저희 CBS 취재진이 단독 취재한 바에 따르면 김영선 전 의원의 운전기사이자 명태균씨 역시 수행했던 김모씨가 녹음한 것이 민주당 측에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공개된 녹취의 의미와 앞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도 짚어주시죠.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명태균 녹취 관련 긴급 기자회견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기자]
민주당은 이 녹취 파일을 근거로 윤 대통령 부부의 "불법 공천 개입이자, 공천 거래가 있었다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라고 주장했습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취임 전부터 취임 후까지 사적 채널이 강력하게 작동한 뒷거래 정권"이라며 맹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또 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취임 하루 전인 2022년 5월 9일 통화가 이뤄진 거라면 공직선거법 적용이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에 "5월 10일에 공천이 공식 발표됐다"며 "취임식 날, 대통령 임기 중에 일어난 일로 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추가로 공개할 녹취들도 있는데 "광역단체장 선거나 또 다른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명씨의 발언들이 담겨 있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녹취는 내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대상 국정감사에서 공개될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앵커]
관련해 대통령실은 어떤 반응인가요?

[기자]
대통령실은 민주당이 긴급 기자회견을 연 지 약 두 시간 만에 입장을 냈는데요. 우선 윤석열 당시 당선인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또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당시 통화는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고, 명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말한 것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당시 당은 제주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전략공천으로 결정했고, 김영선 후보자가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였다는 입장을 덧붙였습니다.

다만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8일 입장문에서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인 2021년 7월 초 명씨를 처음 봤고 대선 후보 경선 이후 연락을 끊었다고 해명했는데, 이와 배치되는 증거를 인정한 셈입니다.

[앵커]
명씨도 즉각 반발했다고요.

[기자]
네 명씨는 녹취가 공개되고 CBS '김현정의 뉴스쇼'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과 한두번 통화한 게 아닌데 어떻게 다 기억하냐"며 "중간에 내용은 하나도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습니다. 이어 휴대폰과 같은 증거들을 아버지 묘소에 묻어놨었는데 "오늘 다 불 지르러 간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명태균]
싹 다 불질러버리고 말 거예요. 나는 추접스럽게 그런 짓 안 해. 그러니까 그냥 싹 불질러 버리고 말아 버려야지. 공적 대화고 뭐고, 싹 아버지 산소가는 길이야, 다 불 지르러.

[앵커]
관련된 인물이나 각 당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우선 2022년 재보선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은 공관위에서 당시 윤석열 당선인에게 공천 자료를 보고하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명확한 원칙과 기준으로 공천을 했다며 윤 대통령이 공천 관련 지시를 내린 적도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따로 답하지 않았고, 추경호 원내대표도 추이를 살피겠다고 답하며 말을 아꼈습니다.

민주당 내에선 의원들 개별적으로 윤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거나 임기단축 개헌을 논의하자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재명 대표는 녹취에 대해 "참으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세부적인 이야기는 당에서 신중한 논의를 거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국회에서 허지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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