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내년도 예산안으로 48조 407억 원을 편성했다. 올해 예산 45조 7405억 원보다 2조 3002억 원, 5% 증가했지만, 예산 증액은 최소화하고 추가 지방채도 발행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해 건전 재정 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면서도 저출생 대응을 위한 주거지원에 1조 원을 투입하고, 광복 80주년을 맞아 보훈 관련 예산도 1천억 원 넘게 편성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31일 2025년 서울시 예산안 기자설명회에서 "이번 예산안은 저출생 대응, 시민 건강, 안전한 일상 등을 중심으로 건전한 재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서울 시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향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먼저 서울시는 저출생 문제 해결을 주요 과제로 삼아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비 부담을 덜기 위해 1조1091억원을 들여 6500채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고, 무주택 가구가 자녀를 출산할 경우 월 30만 원의 주거비를 2년간 지원하기 위한 예산 52억원을 별도 편성했다.
오 시장은 "서울의 높은 주거 비용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며 "청년들에게는 결혼과 아이 낳을 결심을 도와주고, 아빠 엄마에게는 든든한 육아 지원군이 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 시장은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시민의 건강을 지키는 것은 필수 과제"라며 '건강도시 서울' 분야에도 예산을 집중할 방침을 밝혔다.
이에따라 지하철역 10곳을 운동 공간으로 탈바꿈해 '운세권(운동+역세권)'을 조성하고, 잠수교 보행교, 남산 하늘숲길 등을 완성해 시민들이 일상에서 쉽게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들이 추진된다. 서울시는 시내 하천 10곳도 여가와 휴식이 가능한 공간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서는 위기에 처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서울형 기업 R&D 예산을 전년 대비 53억 원 늘린 421억 원으로 편성했다.
내년 광복 80주년을 맞아 보훈 대상자에 대한 예우가 대폭 강화되는 부분도 주목된다. 서울시는 참전유공자와 독립유공자에 대한 참전 명예수당과 보훈 예우수당을 각각 월 5만 원씩 인상하고, 65세 이상으로 제한됐던 생활보조수당을 모든 연령의 국가유공자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보훈 예산으로 1047억 원을 편성해 그동안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지원을 보완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지난 7월 중국 충칭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해 독립유공자 후손을 면담한 사실을 상기하며, 예산 28억원을 편성해 내년 광복절 80주년 기념식에 해외 거주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초청할 계획을 밝혔다.
오 시장은 "광복 80주년 기념사업은 다양한 계층과 세대의 시민이 참여해 광복의 역사적인 가치를 되새기고 경축하는 통합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또한 기후위기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강남역과 광화문 일대 대심도 빗물 배수터널을 착공(807억원)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재생 에너지 보급 지원(20억원), 전기차 충전소 안전 장비 확충 등에도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촘촘한 돌봄'을 위해 '외로움 없는 서울' 사업에 362억원, 어르신 급식지원 441억원, 어르신 일자리 활성화에 2740억원을 투입한다. '안심하고 누리는 일상' 분야에서는 안심벨 34억원, 자동안전발판 92억원, CCTV설치 260억원, 경형소방차 16억원 등의 예산이 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