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초고층 건물 개발 계획을 두고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역 주민들이 최근 사업 시행사 후원 행사에 참석한 해운대구청장을 비판하는 등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31일 취재를 종합하면 해운대 마린시티 주민들로 구성된 '제니스미래발전협외희' 등은 지난 28일 오전 해운대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 단체는 "주민들이 안전 문제 우려로 공사 반대 집회를 열고 있는 상황에서 김성수 해운대구청장은 시행사 후원 행사에서 상패까지 받았다"며 반발했다.
주민들은 이후 구청장실을 찾아가 해명을 요구하는 등 거세게 항의했다. 당시 김 구청장은 외부 일정으로 자리를 비워 주민들은 비서실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번 갈등은 김 구청장이 지난 26일 마린시티발전협외회가 주최하는 음악회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지며 시작됐다. 당시 행사는 마린시티에 51층 업무시설과 73층 실버타운 건립 사업을 추진하는 시행사들이 주요 후원사로 참여했다.
지역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 등 주요 정치인이 행사에 참여했고, 김 구청장도 자리했다. 김 구청장은 이날 13개 지역단체가 꾸린 마린시티발전협의회로부터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2024 마린시티발전협의회 어워드'를 받았다. 구청장이 상패를 수여하는 모습은 일부 언론 보도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졌다.
홍일표 제니스미래발전협의회장은 "지반 균열과 재난 우려 등을 이유로 주민들은 모든 공사의 전면 중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구청장이 시행사 후원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상패를 받았다"며 "항의 방문 이후에도 주민들이 요구한 질문에 답변을 받지 못했다. 구청 앞 릴레이 집회를 꾸준히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구청장은 지역 주민이 주최한 행사라서 방문했을 뿐 후원사는 몰랐다며 상패도 이미 반납했다고 설명했다.
김성수 해운대구청장은 "단순히 지역 주민들이 연 행사인 줄 알고 방문한 자리였다. 보통 참석할 때 후원사가 어디인지까지 묻고 가진 않는다"며 "만약 해당 시행사들이 후원한 행사인 줄 알았다면 당연히 참석하지 않았을 거다. 받은 상패도 이미 반납했다"고 말했다.
한편 해운대구 마린시티 홈플러스 해운대점 부지에 추진 중인 51층 업무시설 건립사업은 지난달 부산시에서 건축 허가를 최종 승인 받아 내년 초 착공할 예정이다. 73층 실버타운 건립 사업도 건축허가 심의를 거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