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회계 공시 대상이 된 노동조합 중 90.9%가 회계공시를 마쳤다. 다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인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및 산하조직은 이번에도 공시를 거부했다.
31일 고용노동부는 2024년 노동조합 회계공시 등록기간을 운영한 결과, 공시대상인 조합원 수 1천 명 이상 노동조합‧산하조직 733개소 중 666개소(90.9%)가 공시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관련 법 시행령에 따르면 매년 4월 30일까지 공시하는 것이 원칙이나, 노조 합병∙분할∙해산 등 부득이한 사유 또는 회계연도 종료일이 12월 31일이 아닌 경우 등에는 9월 30일까지 공시할 수 있다.
앞서 상반기에는 회계 공시 대상 노조 중 89.4%(736개소 중 614개소)가 공시를 마친 바 있다. 하반기에는 추가 공시 대상 53개소 중 52개소가 공시에 참여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노조의 회계 투명성을 높이겠다며 지난해 시행령을 개정해 노조 회계공시 제도를 도입했다. 반면 노동계와 시민사회는 이미 노조 내부에서 조합원에게 회계 결산 결과를 공개하고 있는데도 회계 공시를 강요하는 것은 노조의 자주성을 침해하는 노동탄압이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정부가 회계 공시를 거부하는 노조는 산하조직 조합원까지 조합비의 15%에 달하는 세액공제 혜택을 몰수하겠다고 압박하자, 결국 양대노총도 공시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총연합단체별로 보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가맹 노동조합의 공시율은 98.2%로 지난해보다 3.2%p 증가했다.
반면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의 공시율은 83.9%로, 금속노조와 산하조직 중 공시 대상인 43개 지부·지회가 불참해 지난해보다 10.3%p 감소했다.
양대노총에 소속되지 않은 노동조합의 공시율은 93.1%로 지난해 76.4%에 비해 크게 늘었다.
정부는 노조 회계공시 제도를 뒷받침하기 위해 전문가를 통한 회계 컨설팅, 외부 회계감사 비용 지원, 노조 회계감사원 교육 등을 통한 자체적인 회계 역량 강화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또 회계감사원 독립성·전문성 확보, 조합원 정보 요구권 및 노동조합 재정 운영에 대한 내부통제 강화 등을 담은 노동조합법 개정도 당정 협의 등을 통해 추진할 예정이다.
김문수 노동부 장관은 "노동조합이 자율적으로 회계를 공시, 투명성을 확보하고 내부 조합원과 국민의 신뢰를 받게 된 것은 법치주의 노동개혁이 거둔 역사적 성과"라고 주장하며 "앞으로도 법과 원칙의 토대 위에서 노동 약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노동개혁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