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유예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울산광역시교육청이 AI 교과서 예산을 15억 원만 책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AI 교과서 1년치 구독료의 30~40% 수준으로, 막대한 예산과 부작용이 우려되는 교과서 도입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교육부에 재차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AI 교과서 관련 예산은 15억 원으로 책정했다.
내년 1년치 구독료만 45억 원 정도 든다고 추계했을 때, 울산시교육청은 30~40% 수준으로 반영했다.
다른 시·도교육청들이 100%나 절반 수준에서 반영한 것과 비교할 때, 울산시교육청은 최소 금액을 책정한 것이다.
이를 두고 울산시교육청은 AI 교과서 도입이 너무 급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 8월에 이미 끝났어야 할 AI 교과서 개발이 계속 지연되면서 11월까지 늦춰졌다. 교과서 채택은 12월 말까지다.
학교 현장에서 AI 교과서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 과정 없이 한 달 만에 채택해야 할 상황이라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다는 거다.
AI 교과서 구독료도 쉽게 예측할 수 없다.
4년간(2025~2028년) 울산 전체 학생의 구독료가 1628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계됐다. 이는 교육부 지침에 따라 가늠한 금액일 뿐이다.
때문에 개발업체 투자 비용 등 여러 조건에 따라 6600억 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구독료 변동 가능성이 크다.
앞서 천창수 울산교육감은 성급하게 AI 교과서를 도입할 것이 아니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천 교육감은 "교사마다 AI 교과서를 활용하는 범위가 다를 수 있어서 제대로 쓰지 못할 경우 자칫 예산 낭비가 될 수 있다"면서 "학생 문해력 저하 등 학부모의 부정적인 여론도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선 일부 학교에서 AI 교과서 시범 사업을 하는 등 교사들이 최적의 교수법을 찾을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과 검증 기회를 보장해 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육부는 2025학년도부터 초등학교 3~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의 수학·영어·정보 교과에 AI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할 계획이다.
2026년에는 초 5~6학년과 중2, 2027년 중3 등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