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공부만 몰두하는 삭막한 곳이 아닌 행복한 곳이었으면 좋겠어요.", "학교 와이파이가 자주 끊깁니다."
충청북도교육청은 올해 신규 시책으로 학생들의 의견을 직접 교육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위드 스튜던트(With Students)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과정의 하나로 교육의 직접 수혜자인 학생들과 현장 교사들이 연구위원으로 참여한 '충북교육 설문조사 태스크포스(TF)'의 '학생들이 바라보는 충북교육 설문조사 발표회'가 29일 도교육청에 열렸다.
발표에 나선 학생들은 학교에서 또래들이 평소 품고있는 생각들을 윤건영 교육감을 비롯한 정책 입안자들 앞에서 가감없이 전달했다.
형석고 이지현 학생은 성적을 올리는데 장애물 중 하나로 학생들이 비교과 활동으로 인한 학습시간 부족을 꼽았다는 사실을 전했다.
이 양은 "인문계고 학생은 수시 전형으로 대학을 가기 위해 생기부를 채우느라 공부시간이 부족하고, 직업계고 학생은 실기 때문에 공부시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제는 학교 현장에서 보편화된 디지털 기기 사용에 대해 학생들이 꼽은 장단점과 애로사항이 소개되기도 했다.
서원고 정민정 학생은 "디지털 기기의 노후화와 낮은 성능으로 학습에 어려움을 느껴 개인적으로 고가의 스마트 기기를 따로 구입해 사용하는 학생이 다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확실히 스마트 기기가 보급되지 않았을 때보다 현재 수업 시간에 학습 목적외 스마트 기기 사용으로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늘어난 것을 느낀다"며 스마트 기기의 오남용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현행 인성교육 방식과 관련해 따가운 일침도 던져졌다. 일신여고 손수민 학생은 "특히 효율적 방식의 인성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는 학생들이 많았다"고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손 양은 "강의형식이 아닌 현실에서 어떤식으로 행동해야 하는지 어른들이 직접 보여주는식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며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더 바람직한 성품을 기르고 학교폭력이나 교권침해와 같은 문제도 예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사와 학생들로 구성된 '충북교육 설문조사 TF'는 주요 충북교육정책과 관련한 조사 문항을 개발했고, 도교육청은 이를 토대로 도내 84개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과 인터뷰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결과 교육복지와 미래학교, 지역과 상생하는 교육생태계, 감성교육 등 충북교육정책에 대한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평균 65점을 웃돌았다.
또 학생들은 학생 수준 맞춤형 수업과 인문계고의 진로진학상담 강화, 직업계고의 자격증 취득 과정 추가 지원, 긍정적 교실 분위기 형성과 학습 의지와 동기 강화 등을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교생 10명 중 7명 이상꼴로 아침 간편식 제공을 바라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눈길을 끌었고, 도교육청이 자체 개발한 교수·학습 플랫폼인 '다채움'의 주된 이용 콘텐츠를 묻는 질문에 절반 이상이 '없음', '잘 모름'이라고 응답해 숙제를 던졌다.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TF 학생과 교사 연구위원들은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에 대한 교사들의 역량강화, 에듀테크를 활용한 자기주도학습 역량 강화 등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도교육청은 앞으로 부서 간 협의와 현장 확인 등을 거쳐 이번 조사결과를 정책에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