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2주기, 국회 주관 첫 추모제…"유가족·피해자에 사과"[박지환의 뉴스톡]


[앵커]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인 오늘 국회 주관 희생자 추모 행사가 처음 열렸습니다. 국회의장은 이 자리에서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사과했고, 여야 지도부도 애도를 표하며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의지를 다졌습니다.

현장에 다녀온 사회부 박희영 기자에게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박 기자, 작년과 비교해 올해 2주기 추모제는 주최 측이 달랐나요?

[기자]
네. 작년 1주기 추모제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주최했었는데, 이번 2주기에는 일부 상임위원회를 넘어 국회가 처음으로 공식 추모제를 개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추모사를 통해 국회를 대표해 사과하고, 지난달 출범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국회도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먼저 우원식 국회의장의 발언 들어보시죠.

[인서트/우원식 국회의장]
"국가의 책임이 부재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대한민국 국회를 대표해서 사과드립니다. 오늘 대한민국 국회의 이름으로 함께하는 이 자리가 그 상처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여야 원내대표들도 유가족과 생존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한편 재발 방지와 진상규명을 한 목소리로 다짐했습니다.
29일 국회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2주기 추모식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앵커]
각 정당 원내대표들이 추모사를 했는데, 현 정부를 향한 날선 비판도 나왔다면서요.

[기자]
네,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우선 자신도 핼러윈데이에 이태원을 종종 찾아서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곤 했는데, 희생 당한 피해자와 유가족이 왜곡된 진영 논리 속에서 비난 당하는 모습이 보여 안타까웠다고 말했습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선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천 원내대표 발언 들어보시죠.

[인서트/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
"오늘 윤석열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촉구드리고 싶습니다. 지금이라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경질하시고 책임자에게 제때 책임을 묻지 않은 것에 대해 우리 유가족 분들과 국민 앞에 정말 겸허하게 사과하십시오."

[앵커]
첫 국회 주관 추모제인 만큼 유가족과 생존 피해자들도 감회가 새로웠을 것 같은데요. 어떤 바람들을 얘기했나요?
29일 국회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2주기 추모식에서 유가족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묵념을 하고 잇다. 윤창원 기자

[기자]
네, 유가족들 사이에선 이제서야 존중 받는 느낌이 들었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이들은 여야 합의로 이태원 참사 특조위가 출범한 만큼, 참사 진상규명과 2차 가해 중단을 위한 정치권의 노력을 촉구했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이정민 운영위원장의 발언 들어보시죠.

[인서트/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아이를 잃은 만큼이나 우리 유가족을 짓누르고 참담하게 만들었던 순간이 있습니다. 그것은 2차 가해입니다. 감정을 옥죄고 압사시키는 또 다른 범죄입니다. 그 결과 이태원 참사의 159번째 희생자가 나오고 말았습니다. 국회 안에서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자리를 만들고, 국회 밖에서 겪는 고통은 외면한다면 결코 신뢰 받는 정치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아울러 생존 피해자 이주현씨는 특조위에 생존자, 목격자 등의 자발적 신청을 거치는 수동적인 조사에 그칠 게 아니라, 이들을 찾아나서는 적극적 조사를 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특별조사위원회 송기춘 위원장은 조사는 수사에 비해 그 대상과 범위가 넓혀져야 한다며, 희생자나 유족, 생존 피해자 등에 대한 2차 가해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송기춘 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2주기 국회 추모제에서 특조위 경과 보고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앵커]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지연되면서 실제로 희생자와 유족 등을 향한 2차 가해성 발언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죠?

[기자]
네, 유가족들은 온라인에서 희생자와 자신들을 겨냥한 각종 악성 댓글이 잇따르자 최근 포털 사이트와 언론사에 관련 기사 댓글창을 일정 기간 닫아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현실이 이런데도 모욕, 혐오 정보를 제재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작년까지 900건이 넘었던 이태원 참사 관련 혐오, 비하 정보가 올해는 없다고 보고 단 한 건의 시정 요구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제재 역할을 사실상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앵커]
오늘 저녁에도 이태원 참사 2주기 관련 행사가 예정돼 있나요?

[기자]
네, 참사 당일 112신고가 처음 접수됐던 시각인 저녁 6시 34분, 서울 뿐 아니라 경기 수원과 대구, 강원 등 전국 곳곳에서 참사 2주기 추모행사가 진행됩니다.

같은 시각 참사 현장인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는 유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책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를 함께 읽는 행동독서회가 열립니다. 또 저녁 7시에는 녹사평역 사거리 광장에서 희생자 추모 메시지를 낭독하는 문화제가 열릴 예정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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