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타사 비방 문건 사과…역바이럴 의혹은 "사실 아냐"

왼쪽부터 하이브 이재상 CEO, 하이브 로고. 하이브 제공

타 회사 소속 연예인 외모와 실력 등을 수위 높은 표현으로 비하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된 '내부 보고서'로 파장을 일으킨 하이브가, 국감에서 문건 내용을 지적받은 지 닷새 만에 공식 사과했다.

하이브는 29일 공식 홈페이지에 이재상 CEO(최고 경영자) 명의로 사과문을 올렸다. 이 대표는 "당사의 모니터링 문서에 대해 아티스트 분들, 업계 관계자 분들, 그리고 팬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죄 말씀드린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해당 문서는 업계 동향 및 이슈에 대한 다양한 반응과 여론을 사후적으로 취합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것"이라며 "시장 및 아티스트 팬의 여론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부 리더십에게만 한정해 공유되었으나, 해당 문서의 내용이 매우 부적절했다"라고 보고서 내용의 문제를 인정했다.

그는 "K팝 아티스트를 향한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표현이 그대로 담긴 점, 작성자 개인의 견해와 평가가 덧붙여진 점, 그리고 그 내용이 문서로 남게 된 점에 대해 회사를 대표해 모든 잘못을 인정하며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역바이럴' 의혹은 강력히 부인했다. 이 대표는 "전혀 사실이 아닌 역바이럴에 대한 의혹까지 더해져 무고한 아티스트분들과 구성원들이 오해와 피해를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매우 죄송하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하이브는 "문서에 거론되어 피해와 상처를 입게 된 외부 아티스트분들께 정중하게 공식적으로 사과드린다. 각 소속사에는 별도로 연락드려 직접 사과드리고 있다. 또한 회사로 인해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는 하이브 뮤직그룹의 모든 아티스트분들께도 진심을 다해 공식 사과를 전하고 있다"라고 알렸다.

이 대표는 "해당 문서를 공유받은 리더십의 문제 인식이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CEO로서 해당 모니터링 문서 작성을 즉시 중단시켰다. 다시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이드를 수립하고, 내부 통제를 강화할 것을 약속드린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이번 일로 인해 상처를 입으신 아티스트 및 업계 관계자분들, 팬 여러분, 그리고 K팝을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사죄드린다. 회사의 대표로서 통렬한 반성 그리고 자성과 성찰을 통해 과거 잘못된 부분은 철저히 개선하고, 모든 K팝 아티스트의 권익과 팬 여러분에 대한 존중을 최우선하여 K팝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말씀드린다"라고 글을 맺었다.

하이브 산하 위버스 매거진실의 실장 A씨가 메일로 공유하고 C레벨 이상의 임원진이 열람한 '위클리 음악 산업 리포트'는 이름처럼 주간 보고됐다. 지난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당 보고서 일부 내용이 공개돼 후폭풍이 거셌다. 하이브 측에 따르면, A 실장은 오늘(29일)자로 직책 해제됐다.

국감에서 지적받은 후, 하이브는 첫 번째 공식입장에서 "업계 동향과 이슈를 내부 소수 인원들에게 참고용으로 공유하기 위해 커뮤니티나 SNS 반응을 있는 그대로 발췌해 작성됐으며 하이브의 입장이 아니다"라며 "일부 자극적인 내용들만 짜깁기해 마치 하이브가 아티스트를 비판한 자료를 만든 것처럼 보이도록 외부에 유출한 세력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엄중 대응에 나서겠다고 알렸다.

문체위 전재수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은 이 같은 하이브 입장이 '국감을 무의미하게 만든다'라며 반발했고, 증인으로 출석한 김태호 하이브 COO(최고운영책임자) 겸 빌리프랩 대표에게 문제 제기했다.

그러자 김 대표는 "입장문 게재를 통해 언론 문의에 신속히 답변하고 올바르지 않은 정보가 확대 재생산되는 것을 막고자 긴급히 올리게 된 것"이라며 "국감 진행 중 입장문을 낸 것은 당사의 명백한 불찰이다. 국정감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국회의 권위를 훼손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라고 사과했다.

지난 주말과 28일에도 해당 문건 내용이 추가 공개됐다. 단순히 타 소속사 연예인에 관한 품평만이 아니라 자사 아이돌 관련 바이럴 마케팅 포인트를 제시한 내용도 들어있어, 하이브가 이 문건을 바탕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역바이럴(부정적인 방향의 홍보 활동)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하이브의 업계 동향 보고서로 인해 파장이 커진 가운데, 하이브 산하 레이블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세븐틴(SEVENTEEN)의 승관(부승관)이 29일 새벽 인스타그램 글을 올려 주목받았다. 그는 "우리는 당신들의 아이템이 아니다. 맘대로 쓰고 누린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책임지지 못할 상처는 그만 주었으면 한다"라고 소신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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