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매 경기 타율 5할 이상. '작은 거인' 김선빈(KIA 타이거즈)이 올해 가을야구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다.
김선빈은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4시즌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도 맹타를 휘둘렀다. 이날 4타수 2안타 1볼넷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7 대 5 역전승을 도왔다.
이로써 김선빈은 한국시리즈 최종 타율을 5할8푼8리로 마쳤다. 5경기에서 17타수 10안타 2타점 3득점을 뽑아냈다. 2루타만 3개, 3루타는 1개였다.
매 경기 맹활약을 펼친 김선빈은 그에 걸맞는 영예를 안았다.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김선빈은 기자단 투표 99표 중 46표를 획득했다. 2위 김태군(45표)과는 단 1표 차이다. 김선빈은 MVP 트로피와 함께 기아자동차 EV6 차량을 부상으로 받았다.
경기 후 김선빈은 치열한 MVP 경쟁을 벌인 김태군과 함께 인터뷰장에 웃으며 들어왔다. 김선빈은 부상으로 받은 차량에 대한 질문에 "이미 장모님께서 알아보고 계시더라"라며 농담을 건넸다. 이어 "1표 차이로 MVP가 결정 난 것을 방금 들었다"며 "태군이가 받았어도 인정했을 것이다. 워낙 잘했다"고 치켜세웠다.
김선빈은 전라남도 화순군에 위치한 화순초등학교, 화순중학교, 화순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레 KIA(전신 해태 포함)의 야구를 보며 자랐다. 그래서 광주에서 들어 올린 우승 트로피는 더 의미가 있다. 김선빈은 "챔피언스필드에서 우승은 의미가 엄청 크다"며 "게다가 한국시리즈 MVP까지 받았다"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프로에 입단할 때 키가 작아서 안 될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그 편견을 깼다"며 "현재도 프로에는 키 작은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많은 선수들이 잘하고 있다. 제가 그 편견을 깼다는 건 어린 선수들한테도 큰 용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MVP는 김선빈의 차지였지만 김태군 역시 그에 못지않은 맹활약을 펼쳤다. 김태군은 이번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17타수 6안타 7타점 2득점 타율 3할5푼3리를 작성했다. 특히 대구에서 열린 4차전에서 자신의 프로 데뷔 후 첫 만루홈런을 기록하는 등 KIA의 우승에 엄청난 공을 세웠다.
김태군은 "1989년생인 친구(김선빈)가 받아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김선빈에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이어 "다른 선수가 받았어도 인정했겠지만 친구가 많아서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범호 감독은 "김태군이 제 옆구리를 찌르면서 '팀 MVP'는 없냐고 물어보더라"라고 말해 인터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러면서 "태군이가 무척 잘해줬다"며 "저한테는 선빈이나 태군이나 모두 MVP"라고 칭찬한 바 있다.
김태군은 "1표 차인데, 그 1명이 누군지 알고 싶다"며 농담을 던졌다. 이 감독에게 전한 말에 대해서는 "뭐라도 하나라도 건지고 싶었다"며 "감독님께서 '조용히 하고 있어라'라고 하셨다. 기대가 된다"며 웃었다.
김선빈과 김태군은 KIA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김선빈은 "시즌에 앞서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들은 것 자체가 우리 팀이 강하다는 증거"라며 "부담보다는 즐겁게 시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부상만 조심하면 KIA의 왕조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첨언했다.
김태군 역시 "재밌게 하려 해서 좋은 시즌이었다"고 한해를 돌이켰다. 이어 "선수들이 우승을 쉽게 얻었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장기 집권도 가능하다"고 생각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