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시간을 방해한 학생에게 '레드카드'를 줬다가 아동학대로 고소당했던 전북지역 한 교사가 법원 등에서 무죄를 인정받은 가운데, 잇달아 소송을 제기하는 학부모들을 규탄하는 교사들의 외침이 전주 도심을 뒤덮었다.
28일 전북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교사노조를 비롯한 충남과 강원, 대구, 경기 등 전국 다수의 교원단체가 보낸 근조화환이 전주비전대학교 인근 인도에 놓여 있다.
근조화환과 현수막에는 교사에게 잇달아 소송을 제기하는 학부모 중 한명인 전주 한 대학의 A교수를 겨냥해 '부모 기분 상해죄는 아동학대가 아니다. A교수는 보복성 고소를 당장 취하하라', '교사는 살고 싶다. 악성민원 고소 고발 중단하라' 등이 적혔다.
A교수와 또 다른 학부모 B씨는 3년째 C교사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B씨는 2021년 4월 담임교체 등의 민원을 20차례 이상 반복적으로 제기했다. C교사가 전주의 한 초등학교 2학년인 자신의 자녀에게 '레드카드'를 주고 청소를 시켰다는 이유였다. C교사는 "해당 학생이 수업 시간에 방해해 주의를 줬으나 이후에도 말을 듣지 않아 수업 참여 독려를 위해 레드카드를 부여했다"고 전했다.
B씨는 학교로부터 민원이 '교권침해'로 인정되자 이의를 제기했고, 대법원까지 갔으나 대법원에서도 교권침해로 결정됐다. 그럼에도 B씨는 C교사를 아동학대로 고소했고, 헌법재판소로부터 '아동학대 아님' 판단을 받았다.
B씨는 2023년에는 허위공문서작성 및 공무상 비밀침해죄로 C교사를 다시 고소하고, 올해 4월에는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전북교육청이 B씨를 공무집행방해와 무고, 상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경찰에 대리 고발하기도 했지만 소송은 이어졌다.
A교수는 2021년에 같은 반 학부모였던 B씨처럼 자신의 자녀에게 레드카드를 줬다는 이유로 C교사를 아동학대로 고소했다. 올해 8월에는 '혐의없음' 판단을 받자 4천만원의 피해보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A교수는 C교사를 도운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을 명예훼손과 강요, 업무방해 혐의로 최근 고소했다.
정재석 위원장은 "전주 A초 정상화가 하루빨리 됐으면 좋겠다. 소송과 민원 제기 등을 멈추고 화해와 상생의 길을 선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