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이 연예인 등을 위한 전용 출입국 통로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결국 철회했다.
다만 연예인 출입국 시 인파가 몰려 안전 문제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는 만큼, 이를 해소할 방안을 두고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국제공항공사(인천공항)는 전날 "28일 시행 예정이었던 '다중 밀집 상황 유발 유명인의 별도 출입문 사용 절차'는 시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인천공항이 연예인 등 유명인이 출국할 경우 전용 통로를 이용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여론이 악화하자 시행 하루를 앞두고 철회한 것이다.
앞서 인천공항은 연예인이 출국할 때 승무원과 조종사, 외교관 등의 전용 출입문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당시 인천공항은 "유명인이 워낙 많은 사람을 몰고 다녀 혼잡을 야기하고 일반 여객들의 불편·피해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사고 위험성이 있어 신청서를 제출하면 별도 출입문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7월 배우 변우석 씨의 출국 당시 변씨의 팬 등을 비롯한 인파가 몰리자 어떠한 권한도 없는 변씨 측 사설 경호원들이 공항 이용객을 향해 조명을 비추고, 출입구를 통제해 논란이 일었다.
결국 인천국제공항경찰단은 경비업법 위반 혐의로 변씨를 경호한 사설 경비업체 대표와 경호원 등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넘겼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연예인 출입국 시 발생하는 대규모 인파 문제를 관리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고, 인천공항이 추진하려고 했던 '연예인 별도 출입문 사용 계획'도 그 일환이었다.
하지만 과도한 특혜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이들도 아닌 연예인들에게 별도 출입문을 이용하게 하는 것은 타당한 이유도 없고, 특혜라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 대책 마련에는 의견을 모으면서, 동시에 인천공항이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한상희 명예교수는 "(국민들은) 연예인이라고 해서 특정한 신분적 특권을 누리는 것은 형평성이나 공정성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며 "누구든지 필요하다면 별도 출입문을 이용할 수 있도록 공항이 명확한 기준을 세워놓으면 된다"고 말했다.
동국대학교 경찰사법대학 곽대경 교수는 "대상을 정하는 과정에서 논란의 여지가 생길 수 있으니 기준을 명확히 만들어야 한다"며 "안전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사전에 최소화하는 차원에서는 현장 인력들의 판단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인파 관리 등은 연예인들이 사비로 해결하면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순천향대학교 오윤성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절차를 만들 때 규정이나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또 다른 측면에서 비리가 발생할 수 있다"며 "공무를 하지 않고 개인이 수익을 벌어 들이는 연예인의 경우는 사비로 경호원을 직접 고용해 팬들이 몰리는 상황을 관리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인파 관리 방안을 두고 논란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인천공항은 다른 방안을 계속 찾겠다는 입장이다. 인천공항은 "해외 공항 운영 사례 등을 검토해 공항 이용객의 안전과 다중밀집으로 인한 혼잡 등 문제가 없도록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별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타 기관과 합의해서 기준이나 내용 등을 보강할 것인지, 아예 다른 방식으로 갈 것인지 등 별도 대책에 대한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며 "(연예인 출입국으로 인해) 아직 사고가 난 적은 없지만, 인파가 몰리다 보면 일반 여객들에게 불편을 주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