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도요타 '한 차' 탔다…수소 동맹까지 쾌속질주 기대감

정의선·아키오,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서 첫 회동
세계 1·3위 완성차 수장 만남
미래모빌리티·수소협력 마중물 되나

정의선 회장과 토요다 아키오 회장. 현대차 제공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계 1위와 3위인 도요타와 현대차그룹 수장이 레이싱 페스티벌을 통해 양사의 동맹을 과시했다. 모터스포츠를 계기로 성사된 두 수장의 회동은 로보틱스 협력에 이어 수소 동맹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경기 용인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이 운전하는 차량에 탑승했다. 정 회장과 아키오 회장의 첫 공개회동 자리였다. 아키오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현대차그룹과 손잡고 모빌리티 미래를 만들겠다"고 직접 언급하면서 두 기업 간 활발한 협력을 예고했다.

모터스포츠를 계기로 성사된 두 수장의 회동은 현대차그룹과 도요타그룹 간 수소 동맹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크다. 두 기업은 미래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수소 모빌리티를 주목하고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두 기업 간 협력이 이뤄진다면 시너지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소차는 전기차에 비해 안전성과 친환경성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장점을 갖췄다. 시장조사업체 노바원어드바이저에 따르면 전 세계 FCV 시장 규모는 지난해 26억 달러(약 3조 4600억 원)에서 2030년 430억 달러까지 몸집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부족한 충전 인프라 문제 등은 수소차 시장의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선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데 글로벌 완성차 업계 1위인 도요타그룹과 3위 현대차그룹이 손을 잡고 대응 방안을 찾을 수 있다. 이 밖에도 가격 문턱이 높은 수소차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중화 모델 개발에도 힘을 모을 수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앞서 현대차그룹과 도요타그룹이 차세대 먹거리인 로보틱스에서 협력하기로 하면서 이러한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제조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와 도요타리서치연구소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개발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인 '아틀라스'에 도요타리서치연구소의 대규모행동모델(LBM) 학습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정의선 회장, 토요다 아키오 회장, 양사 드라이버들이 관람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이날 레이싱 페스티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도 참석했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이 공개된 자리에서 만난 건 지난 2020년 천안 삼성SDI 사업장에서 만남 이후 처음이다. 이 회장은 에버랜드에서 열리는 행사에 가볍게 방문했다고 하지만 12년 만에 방한한 아키오 회장이 동석한 점에 이목이 쏠린다. 이들은 전장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회장은 전장 사업을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관련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16년 카오디오 분야 세계 1위인 하만을 인수했다. 지난 8월에는 퀄컴의 프리미엄 차량용 플랫폼인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 설루션에 차량용 LPDDR4X(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트 4X) 공급을 시작했다. 고성능차 전시, 경주장 주행 체험 및 대회 등으로 구성된 이날 행사엔 일반 관객과 현대차·도요타 직원 등 3천여명이 자리했다.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 현장에서 'i20 N Rally 1 하이브리드'가 드리프트 주행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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