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지난 23일부터 러시아 남서부의 격전지역인 쿠르스크에 도착해 28일까지는 5천명이 집결할 것으로 예상됐다. 북한군의 실전 투입이 임박한 상황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군부 측근인 김영복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이 러시아 파병 부대의 총책임자로 추정되는 가운데 북한은 대외적으로 파병 사실을 간접 시인하면서도 내부적으로 주민들에게는 알리지는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무기지원 등 단계별 대응 방침을 밝힌 정부는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면서 우선 외교적 대응을 시작했다.
北 파병부대 쿠르스크 참전 임박
미 뉴욕타임스는 25일(현지시각)는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북한군 수 천 명이 러시아 남서부 접경지역인 쿠르스크에 지난 23일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28일까지는 5천여 명이 집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북한군이 전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는 확인돼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군부 측근 중 한 명인 김영복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이 러시아 파병부대의 총책임자로 러시아에 입국했으며, 24일 현재 러시아 체류가 확인됐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26일 보도했다.
파병 총책임자는 김영복 부총참모장
우크라이나 당국이 러시아군이 작성한 북한 파병부대의 간부 명단을 입수했는데, 김영복 부총모장의 계급이 가장 높아 파병 부대를 총괄 지휘하는 수장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김영복 부총참모장은 지난 3월 김정은 위원장의 서부지구 작전훈련기지 방문 때 수행 명단에 포함돼 부총참모장 지위에 오른 사실이 확인됐으며, 이후 군 건설과 훈련 관련 일정에도 수행한 바 있다.
파병 부대의 실전 투입이 임박했으나 북한 매체들은 27일 현재 파병 사실을 내부적으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대외적으로 파병을 간접 시인한 북한이 주민들에게 파병 사실을 알리지 않는 것은 현 시점에서 득보다 실이 더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민들사이에서는 파병 소문이 일부 퍼지고 있는 만큼 북한이 앞으로 어떤 시점에 어떤 논리로 파병을 공식화할지도 주목된다.
정부, 단계적 대응 중 외교대응 착수
한편 북·러 군사협력 진전 추이에 따라 단계적 대응 조치를 실행할 방침을 밝힌 정부는 추가 무기지원 등 군사적 조치에 앞서 외교적 대응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해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 대표단이 28일 나토 본부를 방문해 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하는 북대서양이사회(NAC)에서 북한군 파병 동향을 브리핑할 예정이다. 대표단은 유럽연합 정치안보위원회(PSC)에서도 관련 브리핑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대표단은 북한 파병 동향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나토측이 원하는 요구사항도 청취할 예정이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도 3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제56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갖고 북한 파병에 대한 공조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회의 뒤에는 한미의 공동 대응책이 발표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25일 워싱턴DC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함께 한미일 3국 국가안보실장 회의를 갖은 뒤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긴밀한 공조 하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가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 모니터링단, 체포된 북한군 심문에도 참여
정부는 또 북한 정보분석관과 대북 심리전 요원 등을 포함하는 모니터링단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들은 쿠르스크 등 전장에서 우크라이나 당국과 협력 하에 북한군의 전술과 교리 등에 대한 정보를 분석하는 한편 북한군이 체포되거나 탈영하면 이들을 심문하거나 탈북을 지원하는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심리전 요원의 경우 북한군 탈영을 유도하는 우크라이나의 작전에 참여하거나 조언을 할 가능성도 있다. 모니터링단의 파견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국정원 고위 당국자가 조만간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예정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