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례·대장동 특혜 의혹 재판에서 이 대표의 성남시장 당시의 녹취 음성을 재생했다. 검찰은 해당 녹취록이 대표가 위례신도시 사업 경과와 민간업자의 개입을 알고 있었다는 근거라고 내세웠지만, 이 대표는 "사후적으로 알게 된 것"이라며 반발했다.
검찰은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위례·대장동 의혹 사건 재판에서 2016년 10월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가 위례신도시 호반베르디움 입주민들과 공개적으로 대화하는 녹취 파일을 재생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당시 아파트 조경 문제로 집단 민원을 넣은 입주민들과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의 대화가 담겼다.
녹취에 따르면 이 대표는 "도시공사(성남시도시개발공사)가 시에 재정적 이익을 줄 데가 어딘지 찾아 사업권을 판 것"이라고 말한다. 또 "사실상 실제 사업은 호반이 쥐고 호반이 한다"며 "문제는 우리에게 직접적 권한이 없다"고 말한다.
검찰은 녹취를 들으면 이 대표가 위례 신도시 사업에서 호반건설이 권한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 측은 "이재명은 건설사 호반이 시행지분을 확보해 시행권을 가진 사실을 정확히 알았다"며 "지분 관계는 대외적으로 공개된 것도 아니었다. 이런 발언을 했던 건 유동규로부터 보고받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위례신도시 사업 공모지침서에서 건설사를 배제했음에도 민간업자들이 호반건설을 끌어들였다는 것을 2013년 이 대표가 인지하고 승인했다는 공소사실이 증명된다는 게 검찰 주장이다.
검찰은 "민간업자들을 당선시키기 위한 (사업) 공모가 시행됐고, 시행권을 확보한 사정 등 위례신도시 사업의 진행 경과에 대해 (이 대표가) 모두 인식하고 있었고 그 인식이 녹음에 고스란히 기록됐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또 "이 대표는 호반건설 참여 경위 등을 보고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녹취 상 성남시의 권리를 팔았다고 발언한다"며 "이 대표가 당시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호반건설의 시행권 확보 사실을 정확히 알았던 것"이라고 했다. 또 "이 대표 주장처럼 그전까지 이런 사실을 몰랐다가 2016년 10월경 주민들과의 면담에서 이를 알게 됐다면 공모지침서 위반 등으로 유동규 강하게 문책하거나 확인했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 대표 측은 "검찰이 녹음파일을 왜 제출했는지 의문이었다. 전체적인 내용을 들어보니 위례 주장 내용을 전부 브리핑하고, 끼워서 맞추는 듯한 느낌 들어서 듣길 잘했다"고 맞받았다.
이 대표도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사후적으로 안 것"이라며 공소사실의 범행 시점에서 3년이나 지난 시점의 녹취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공동사업 시행자로 호반건설이 인가받았고, 아파트에 호반이라고 적어놓고 주민들과 싸우니 실제 사업 시행을 호반(건설)이 하나보다 판단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확실한 정보 없이 민원인들과 대화에서 파악한 범위 안에서 즉흥적으로 답변한 것일 뿐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 변호인은 "아파트에 조경 부실 논란으로 집단 민원이 있었고 이에 시장 대응하는 장면이다. 집단 민원이라 시장이 어느 정도 파악 가능한 수준에서 보고받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녹취록 기준으로 (이 대표가) '실제 사업은 호반이 하는 거죠?', '내가 형식을 잘 모른다', '위례자산관리라는 데가 또 있어요?', '시행사가 누구죠?' 등 반문한다"며 "2016년 당시까지 피고인이 공식적으로 보고된 것 이상의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걸 입증하는 자료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유씨를 문책하지 않았다는 검찰의 주장에도 "명확한 허위 사실이다. 유씨가 공사에 재입사한 것은 2014년 7월로, 녹취는 2016년"이라고 했다.
이에 검찰은 "왜 이렇게 변호인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는지 의아하다"며 "피고인 측은 재판 초기부터 공사에서 독자적으로 사업했다며 공사 측에 전가하는 주장을 했지만, '우리가 판 거지', '공사는 시를 대신해서'라는 발언이 정확히 나온다"고 반박했다.
양측은 이날 녹취파일 재생을 앞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이 대표 측은 이날 법정에서 녹취록 재생 사실이 사전 보도 된 것을 두고 "언론플레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미 지난 22일 공판에서 공개적으로 정해진 일로 "피고인 측에서 재생하자고 먼저 제안했단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