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디에이터' 이후 무려 24년 만에 세상 빛을 보게 된 후속편 '글래디에이터2'를 두고 감독과 배우들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편인 '글래디에이터'는 제7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남우주연상, 의상상, 시각효과상, 음향상을 휩쓸며 작품성과 오락성을 모두 입증한 바 있다. 그런 만큼 후속편인 '글래디에이터2'에 대한 관심이 더욱더 커진 상태다.
25일 오후, 리들리 스콧 감독, 폴 메스칼, 덴젤 워싱턴, 코니 닐슨, 프레드 헤킨저가 참석한 '글래디에이터2' 화상 기자회견에서는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리들리 스콧은 24년 만에야 후속편이 나오게 된 이유에 관해 "사실 후속편은 위험한 작업이다, 보통 관객들이 1편보다 별로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말문을 연 뒤 "분명 우리를 이끌 어떤 발자국이 있을 거라 생각했고, 그게 1편에서 생존한 모자(母子)의 이야기가 될 거라고 봤다. 그게 개념화가 된 후 다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래디에이터2'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인물 중 한 명이 바로 루시우스다. 막시무스의 뒤를 잇는 새로운 글래디에이터이자 로마의 운명을 짊어진 새로운 영웅인 루시우스는 '로스트 도터' '애프터썬' 등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폴 메스칼이 맡았다.
폴 메스칼은 "'글래디에이터2'에 합류할 수 있다는 건 단 한 번도 상상조차 못 한 일이다. 나에게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캐스팅이 확정됐을 때를 되돌아보면, 내 삶이 정말 완전히 바뀌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더 큰 권력을 갈망하는 검투사들의 주인 마크리누스는 2007년 '아메리칸 갱스터' 이후 오랜만에 리들리 스콧 감독과 재회한 덴젤 워싱턴이 연기했다. 그는 스콧 감독과 재회한 소감을 묻다 "한 마디로 너무나 좋은 경험"이라고 말한 뒤 "'아메리칸 갱스터'도 너무나 대성공을 거둔 영화였지만, 이번에도 거장답게 위대한 영화를 만들었다"라고 강조했다.
지금의 '글래디에이터2'를 있게 한 시작점인 또 다른 인물은 1편에서도 등장했던 루실라다. 다시 한번 루실라 역으로 돌아온 코니 닐슨은 "배우 커리어를 막 시작할 즈음에 '글래디에이터'를 했다. 이후 다섯 명의 아이를 출산한 후 이 나이가 되어 다시 그 역할로 돌아올 수 있다는 건 놀라운 선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뜻깊은 소감을 전했다.
그는 "현장에서 리들리 스콧 감독님과 함께 작업한다는 건 가슴을 치는 듯한 강렬한 경험이다. 그 경험을 이번에도 느꼈다"라고 말했다.
마크리누스와 함께 이번 작품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 중 로마의 폭군 황제이자 동생 게타(조셉 퀸)와 공동 황제인 카라칼라 역은 '피어 스트리트' 시리즈와 '페일 블루 아이' '델마' 등에서 활약한 프레드 헤킨저가 맡았다.
그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일단 게타를 연기한 조셉과 콤비 연기를 해야 했기에 그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접근했다"라며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두 황제는 상호 의존적이면서도 경쟁자임을 잃지 않으려 했다. 콤비 연기 이면에 나만의 독립성을 가지려는 인물을 연기하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프레드 헤킨저는 "지난해 '헤어질 결심'을 너무나 인상 깊게 봤다. 정말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박찬욱 감독님과 일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폴 메스칼은 "'아가씨' 감독님 맞죠?"라고 한 뒤 "너무나 위대한 감독이고 위대한 영화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폴 메스칼, 덴젤 워싱턴, 코니 닐슨, 프레드 헤킨저 외에도 페드로 파스칼, 조셉 퀸 등 쟁쟁한 배우들이 등장해 '글래디에이터2'를 열연으로 수놓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편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장대한 로마 제국과 강렬한 검투 경기가 스크린을 가득 채울 예정이다.
리들리 스콧 감독과 제작진은 검투사의 결투가 펼쳐지는 무대이자 로마의 상징인 콜로세움을 실제 크기의 60%에 달하는 세트로 직접 지어 현장감을 극대화했다. 그리고 당시의 건축 양식과 생활상, 인물의 의상과 소품 하나까지 완벽하게 재현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덴젤 워싱턴은 "배우로서 내부적인 몰입을 위한 노력하지만, 물리적으로도 세트장에 도착하면 압도적인 규모 때문에 자연스럽게 준비가 됐다. 너무나 실제와 같았다"라며 "감독님은 우리가 진짜 그 당시 로마인이 될 수 있도록 현장을 만들어줬다"라고 이야기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엔터테인먼트를 목적으로 하는 영화지만, 이를 위해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고증을 거친다. 당시 로마 건축 양식, 의상, 생활 양식 등을 세세히 조사한다"라며 "다잇 로마의 냄새가 날 정도로 정말 디테일하게 조사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역사적인 사실을 자세히 이해하고 조사한 후 어떻게 나만의 퍼포먼스적인 버전으로 영화화할 것인지 접근한다"라며 "작업할 때 현실을 어떻게 하면 영화로 효과적으로 가져올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하며 작업한다. 영화이기에 흥미를 줄 뿐 아니라 많은 정보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글래디에이터2'는 막시무스의 죽음으로부터 20여 년 후 콜로세움에서 로마의 운명을 건 결투를 벌이는 루시우스(폴 메스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오는 11월 13일 전 세계 최초 국내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