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 KS처럼? 2연패 삼성의 반전 카드는 '2번 타자 류지혁'

인터뷰 중인 삼성 박진만 감독. 이우섭 기자

한 번만 더 지면 벼랑 끝으로 몰린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에서 대반격을 시작할까.

박진만 감독은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 2024시즌 KBO리그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오랜만에 홈에 온 기분"이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대구 홈에 왔으니까 환경적으로는 편안한 상태에서 경기할 수 있다"며 "오늘 이겨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삼성은 앞선 1, 2차전 광주 원정에서 1승도 따내지 못한 채 빈손으로 대구에 돌아왔다. 21일 열린 1차전에서는 6회초 김헌곤의 선제 솔로 홈런으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지만, 득점 직후 내린 폭우로 경기가 멈춰서는 바람에 기세를 잇지 못했다. 23일 재개된 서스펜디드 경기에서는 불펜 임창민의 폭투 2개를 포함 총 5실점 하며 역전패를 당했다.

좋지 못한 분위기는 같은 날 열린 2차전까지 이어졌다. 선발 황동재가 ⅔이닝 5피안타 1볼넷 5실점으로 매우 부진했다. 기세가 꺾인 삼성은 결국 2차전마저 3 대 8로 내줬다.

7판 4승제로 진행되는 한국시리즈에서 먼저 2연패를 한 팀이 역전 우승에 성공한 경우는 총 20번 중 2번뿐. 확률은 단 10%밖에 안 된다.

그래도 희망적인 점은 그중 한 번이 삼성의 기록이라는 것. 삼성은 2013년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에서 먼저 2경기를 패했다. 3차전에서 승리하고 4차전에서는 패하며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몰린 상황에서 내리 5, 6, 7차전을 따내고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1차전 홈런 후 환호하는 삼성 김헌곤. 연합뉴스

일단 홈에서 3차전 승리가 시급하다. 시즌 내내 상대를 압도했던 삼성 특유의 장타력이 지난 두 경기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박 감독은 지난 23일 광주에서 2연패 뒤 이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박 감독은 "이기려면 장타가 나와야 하는데, 결정적 순간에 타점이 안 나왔다"며 "승리를 위해서는 장타가 나와야 한다. 대구에서는 장타를 생산해 좋은 흐름으로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올 시즌 144경기에서 홈런 185개를 생산하며 최다 팀 홈런의 영예를 안았다.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PO)를 치르면서 삼성은 가공할 홈런을 다수 터뜨렸다. 홈에서 치른 PO 1, 2차전에서 대포 8방을 가동하며 디펜딩 챔피언을 무너뜨렸다. 4차전 잠실 원정에서는 강민호가 대포를 날리고 한국시리즈행을 확정 지었다.

3차전 타순에도 변화를 줬다. 최근 삼성에서 가장 좋은 타격감을 보이는 류지혁이 2번 타자로 나선다. 리드오프 김지찬(중견수)-류지혁(2루수)-포수(강민호)-르윈 디아즈(1루수)-김헌곤(좌익수)-박병호(지명)-김영웅(3루수)-이성규(우익수)-이재현(유격수) 순으로 타석에 오른다. 

박 감독은 "내부 회의를 통해 컨디션을 체크했다. 빠른 볼에 강점을 지닌 선수들을 염두하고 라인업을 짰다"며 "류지혁이 제일 컨디션이 좋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슬라이딩으로 득점에 성공하는 삼성 류지혁. 연합뉴스

이날 삼성 타자들은 KIA 외국인 투수 에릭 라우어를 상대한다. 삼성은 올 시즌 라우어와 1번 만났지만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지난 8월 11일 광주에서 열린 라우어의 KBO리그 데뷔전에서 삼성 타자들은 3⅓이닝 동안 7안타 2홈런을 쳤다. 당시 라우어에게 강민호와 박병호가 홈런을 뽑아냈다.

박 감독은 라우어에 대해 "구위는 워낙 좋은 선수"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우리가 분석하기로는 구종이 단조롭다. 그런 부분을 염두하고 오늘 타선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가을야구 내내 부진을 겪는 박병호에 대해서는 "우리가 전체적으로 타격이 침체돼 있다"며 "고참들이 부담을 갖는 것 같긴 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해줬으면 좋겠다. 홈으로 왔으니 분위기를 반전 시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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