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관마약' 의혹…"마약사범들, 관세청 전산등록됐는데도 무사통과"

관세청, 지난해 2월 조직원 12명 특정하고 전산에 등록
이상식 의원 "관세청, 알리미와 APIS에 12명 등록"
그런데 조직원들 2월에 김해공항 무사 통과
"6월에도 통과했고, 이후 9월 백해룡에게 붙잡혀"
조지호 경찰청장 "수사 통해서 면밀히 확인하겠다"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경찰청 등의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한 조지호 경철청장(왼쪽)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말레이시아 마약조직의 필로폰 밀반입 과정에 세관 직원들이 연루됐다는 '세관 마약'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관세청이 마약조직원들을 특정하고 입국 시 알림이 울리는 내부 전산망 두 곳에 등록을 해놓고도 뚫렸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수사를 통해서 면밀히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25일 경찰청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를 열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의원은 '세관 마약 의혹'에 대한 질의를 쏟아냈다.

이 의원은 관세청이 지난해 2월 말레이시아 마약 조직원들을 특정하고 이들을 관세청 내부망인 '알리미'와 'APIS'에 등록했음에도 이들이 공항을 무사 통과한 점을 집중 질의했다. 세관 직원들의 조력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알리미와 APIS는 세관이 활용 중인 마약사범 적발 시스템이다.

이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세관은 지난해 2월 마약조직원 A씨를 검거하며 다른 조직원 12명을 특정했다. 이후 2월 20일, 특정된 12명을 '알리미 3등급'에 등록한다. 

하지만 등록된 마약조직원 B씨와 C씨 등은 2월 22일과 24일 아무런 제지 없이 김해공항으로 입국했다. 

이어 3월 초에는 APIS에도 이들을 포함한 12명이 등록됐지만 B씨와 C씨는 6월 5일 이후에 또다시 입국했다고 이 의원은 밝혔다.

질의하는 이상식 의원. 연합뉴스

이 의원은 "(세관은) 지난해 2월 20일에 12명을 알리미 3등급에 입력했고, 이후 3월 초에는 좀 더 격이 높은 APIS에 입력했다"며 "3월 초에 분명 입력했는데 어떻게 세관을 통과했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공항을 무사통과한 B씨와 C씨 등은 9월 5일, 세관이 아닌 공항 외부에 있던 서울 영등포경찰서 경찰들에 의해 붙잡혔다.

이 의원은 "이들은 지난해 9월 5일 세관 밖에서 경찰에게 잡혔다"며 "분명히 이들이 입국했고, APIS에도 등록이 돼있는데 현장에서 잡지 못하고 영등포서 경찰들이 잡았다. 세관이 모종의 조력을 한 것 아닌가?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지호 경찰청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중앙선거관리위원회·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경찰청·소방청 종합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에 조지호 청장은 "수사를 통해서 명확히 확인할 것"이라며 "경찰이 관세당국을 비호할 이유가 없다. 관세당국의 비리를 단속하는 것이 경찰의 성과"라고 밝혔다.

한편 '세관 마약' 의혹은 이를 수사하던 경찰 수사팀에 외압이 가해졌다는 의혹이 불거지면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으로까지 번진 상황이다.

수사팀을 이끌던 백해룡 전 영등포서 형사과장은 당시 영등포서장 등이 용산 대통령실을 언급하며 수사에 외압을 가했다고 폭로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상설특검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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