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최근 제주에서 열린 대통령 민생토론회 후속조치에 들어갔습니다. 민생 토론회에서 논의됐던 내용을 바탕으로 22개의 핵심 관리 과제를 선정하고, 지속적인 관리 체계를 구축했는데요. 시사매거진 제주, 제주도의 후속 조치 준비상황을 3차례에 걸쳐 짚어봅니다. 오늘(23일)은 제주권 상급종합병원 지정 관련, 강동원 제주도 안전건강실장을 스튜디오에 모시고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박혜진> 민선 8기 도정이 들어서면서 제주권 상급종합병원 지정 추진을 해 오셨잖아요. 배경부터 소개해 주시죠.
◆강동원> 제주권 상급종합병원은 제도가 2011년 생겼습니다. 하지만 제주도는 병원 이용률이 낮고 서울에 자주 이용한다는 이유로 서울의 대형 병원들과 경쟁할 수밖에 없는 서울 권역에 묶여 있어서 지금까지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상황입니다. 상급종합병원이 없기 때문에 제주도민들은 해마다 원정 진료를 하고 있는데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를 보면 타 지역으로 진료를 떠나는 환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3년 9만5천명이던 게 2022년에는 14만명으로 55.8%나 늘어났고요. 진료비도 2013년 814억에서 2022년에 2300억으로 193%나 이렇게 급증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비용도 비용이지만 응급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양질의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잖아요
◆강동원> 제주도는 기상 여건에 따라 외부 이동이 제한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중증 고난이도 응급환자 발생 시에는 치료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습니다. 장거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보호자도 필요하고요. 병원 예약시간에 맞추기 위해서는 인력과 시간적 손해도 많습니다. 제주도민들은 다른 지역 지자체와 똑같이 건강보험료를 내는데도 불구하고 상급병원 이용률은 10.7%로 전국 최하위입니다. 2022년 제주 상급종합병원 유치 필요성에 대한 도민 인식 조사 결과 긍정적인 응답이 90.7%나 나와 상급종합병원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박혜진> 상급종합병원과 지금 제주지역에 있는 대형 종합병원.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강동원> 우리나라 의료 체계는 1차병원, 2차병원, 3차 병원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차 병원은 의원급을 말하고요. 2차 병원은 병원급을 말합니다. 100병상 이상 7개 진료 과목이 있으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종합병원, 2차 병원입니다. 3차 병원은 상급 병원으로, 전국에 47개밖에 없습니다. 주로 대학병원과 민간병원 중에서도 삼성병원 같은 큰 병원들이 해당됩니다. 상급병원은 암이나 난치성 질환 등 난이도가 높은 병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병원입니다.
◇박혜진> 많은 분들이 제주대학교 병원 같은 경우 대학병원이다보니 상급종합병원인 줄 아는 분들도 계셨을 텐데 아닌 거죠.
◆강동원> 그렇죠. 제주대학병원 같은 경우는 2차병원에 해당됩니다.
◇박혜진> 제주권 상급종합병원 지정과 관련 그동안 어떻게 추진됐는지 말씀해 주시죠.
◆강동원> 상급종합병원 지정은 대통령 공약 사항입니다. 지난해 제주권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위한 기반 마련을 위해 '제주특별자치도 종합병원 진료 인프라 현황 분석 연구 용역'을 했구요. 또 민간 전문가와 언론, 도의회 등이 참여하는 추진TF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상급종합병원을 제주도가 유치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관건이 '진료권 재설정'인데 이에 대한 연구 용역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민생토론회 때는 윤석열 대통령이 빠른 시일 내에 상급종합병원을 제주도에 지정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박혜진> 제주권 상급종합병원이 지정되면 제주도민들에게 어떤 혜택이 돌아가나요.
◆강동원>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고난이도 질환에 대해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입니다. 도민들은 제주도내에서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보니 원정진료라는 불편이 해소되고, 진료 선택권 등 의료 평등권이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상급병원에 전문의료진과 시설, 장비가 매우 좋다보니 도내에서 수준높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비용과 시간이 절약됩니다. 상급종합병원이 있음으로 해서 2차 병원에서 치료가 어려운 중증 응급환자에 대한 신속하고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합니다. 또 현재 제주의 인구 천명당 의사수는 서울의 절반 수준인 1.8명밖에 안됩니다. 상급병원이 되면 도내 전문 의료지원이 집중 배치돼 도내 의료 인력 부족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박혜진> 제주권 상급종합병원이 지정됐을 때 도민들이 불편해지는 상황도 있을까요?
◆강동원> 약간의 변화가 있습니다. 그동안 아무런 제약 없이 기존 종합병원들을 이용했던 도민들이 상급병원을 이용하려면 일단은 진료비가 약간 상승합니다. 또 1차나 2차 병원에서 진단서를 떼고 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또 2차 병원이었던 일반 종합병원이 3차 병원으로 되면 도민들이 이용할 그만큼의 2차 병원이 사라지게 돼 2차 병원이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박혜진> 이런 우려스러운 부분들을 해소하는 방안도 준비하셨습니까?
◆강동원> 2차 병원 부족에 대해 민간병원들과 공공병원들의 역량을 강화해야겠습니다. 최근 민생토론회에서 대통령도 제주대학병원, 서귀포의료원 등에 지역내 공공병원의 지원을 약속했는데요.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제주도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또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지역내 2차 병원들이 하나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게 됩니다. 중증 환자와 일반 환자를 지역 내 병원들이 서로 분담하는 체계를 갖추게 됩니다. 더불어 제주도가 추진중인 주치의 제도가 1차 병원의 역할을 충분히 함으로써 3차 병원 환자들이 집중하는 것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박혜진> 민생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내에 제주도 상급종합병원을 지정하라고 했는데 제주도가 갖고 있는 대응 계획도 있으신가요?
◆강동원> 대통령 약속 사항인 만큼 서울 권역에서 제주 진료 권역을 분리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제주도 상급병원을 지정하는 한편 상급병원 지정에 필요한 의료시설 등 장비 확충에 국가재정이 제대로 투입될 수 있도록 중앙 절충을 강화하겠습니다.
◇박혜진> 제주도 상급종합병원 지정, 대략 어느 정도 기간이 소요될 걸로 보세요.
◆강동원> 대통령이 임기 내 지정 등 강력한 의지 표명을 하셨잖아요. 보건복지부 장관도 제주도의 특성을 반영해 제주 진료 권역을 재설정하고,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약속했구요. 그래서 저희가 10월에 중앙부처를 방문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해 실무 협의를 진행하면 2027년부터는 상급병원이 들어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혜진> 마지막으로 방송 듣고 있는 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해주시죠.
◆강동원> 제주에 상급종합병원이 지정되면 도민들은 원정 진료를 가지 않고도 가까운 곳에서 고난이도의 응급이라든가 중증 질환에 대한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제주도 차원에서 지역 완결 의료체계 구축을 위해 의료 서비스 효과가 높아질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