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하루에 열린 한국시리즈 2경기를 모두 집어삼켰다.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 역전승에 이어 2차전까지 압승을 거뒀다.
KIA는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8 대 3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KIA는 홈에서 먼저 한국시리즈 2승 고지를 선점했다. 한국시리즈는 7전 4승제로 진행된다.
1회부터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KIA 타선은 한국시리즈 무대에 처음 오른 삼성 선발 황동재를 상대로 1회에만 5점을 뽑았다. 1번 타자 박찬호부터 7번 타자 이우성까지 아웃된 선수는 김도영 1명뿐. 안타 5개를 터뜨리고 5점을 얻었다.
삼성 황동재는 한 이닝도 마무리 짓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가야 했다. ⅔이닝 5피안타 1볼넷 5실점의 씁쓸한 성적만 남았다. 삼성 마운드는 좌완 이승민이 이어받았다.
기세가 오른 KIA의 불방망이는 2회에도 이어졌다. KIA 팬들이 기다리던 김도영의 한국시리즈 첫 홈런이 터졌다. 2사 주자 없는 상황 타석에 들어선 김도영은 이승민의 2구째 높은 바깥쪽 직구를 밀어 쳐 우익수 뒤 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스코어는 6 대 0으로 벌어졌다.
삼성도 기회가 없지는 않았다. 3회초 2사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다. KIA 양현종을 상대로 김현준과 르윈 디아즈가 안타를 쳤고, 강민호가 볼넷을 골라 출루해 추격 찬스를 맞았다. 하지만 김영웅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4회 찾아온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삼성이 1점을 만회했다. 2사 1루 상황에서 삼성 김현준이 1루수 방면 땅볼 타구를 쳤는데, KIA 이우성이 양현종에게 공을 넘기는 과정에서 실책이 나왔다. 그 사이 1루 주자 류지혁이 모든 베이스를 돌아 홈을 밟으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KIA가 1점을 더 내고 달아났다. 5회말 1사 후 최형우, 나성범이 삼성 송은범을 상대로 각 2루타와 안타를 기록했다. 2사 1, 3루 기회에서 김선빈의 희생 플라이 타점이 나오며 점수를 7 대 1로 만들었다.
그래도 삼성은 포기하지 않았다. 꾸준하게 기회를 만들었다. 6회초 1사 후 류지혁의 2루타, 전병우의 볼넷으로 차려진 기회에서 김현준이 1타점 적시타를 뽑았다.
대투수의 임무는 여기까지였다. 양현종은 이날 5⅓이닝 8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점)을 남기고 불펜 이준영에 공을 넘겼다. 경기 전 이범호 감독은 "양현종이 5~6이닝만 잘 버텨주면 2차전은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감독의 바람대로 양현종이 5이닝 이상을 버텨줬다. 직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골라 던지며 총 86개의 공을 뿌렸다. 이날 양현종의 최고 구속은 145km가 찍혔다.
KIA는 8회 한 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선두타자 김선빈의 중전 안타로 시작된 공격 상황. 이범호 감독은 대주자로 김규성을 투입했다. 김태군의 타석 당시 2루를 훔치던 김규성을 잡기 위해 삼성 포수 강민호가 2루수에게 던진 공이 뒤로 흘렀고, 그 사이 김규성은 3루에 안착했다. 이어 김태군의 우익수 희생 플라이가 나오며 스코어는 8 대 2가 됐다.
삼성의 방망이는 너무 늦게 터지기 시작했다. 9회초 KIA 마무리 정해영을 상대로 김지찬, 김헌곤이 범타 처리된 이후 디아즈, 강민호, 김영웅이 연속 안타를 뽑아내고 1점을 만회했다. 그러나 이어진 2사 1, 2루 기회에서 박병호가 삼진으로 돌아서며 점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이날 KIA에서는 양현종 이후 이준영, 장현식, 곽도규, 정해영이 공을 던지며 삼성 타선을 효율적으로 차단했다. 삼성에 허용한 피안타는 12개로, KIA가 뽑아낸 안타 개수(10개) 보다 많았다. 하지만 점수 차이는 5점이나 났다.
삼성도 황동재 이후 이승민, 송은범, 이승현, 김윤수가 차례로 등판해 6⅓이닝 동안 KIA 타자들을 상대로 안타 4개만 허용했다. 그러나 1회부터 내준 5점이 너무 컸고, 타선에서 점수가 나오지 않으며 고배를 마셔야 했다.
KIA가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단 2승만 남긴 상황. 두 팀은 24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삼성 안방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로 장소를 옮겨 25일부터 3, 4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