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더 강한 대투수…7년 전 그날처럼 양현종 활약에 KIA 웃었다

KIA 양현종. 연합뉴스

KIA 타이거즈의 양현종은 지난 2017년 10월 26일 KBO 한국시리즈의 전설을 썼다. 그는 두산 베어스를 상대한 광주 홈 2차전에서 탈삼진 11개를 곁들이며 4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KIA의 1-0 완봉승을 책임졌다. 당시 김태형 두산 감독은 경기 후 "양현종 공은 못 치겠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양현종은 전신 해태를 포함한 타이거즈 소속 선수로는 문희수, 이강철, 로페즈에 이어 4번째, KBO 전체 10번째로 한국시리즈에서 완봉승을 기록한 투수가 됐다. 최초의 기록도 썼다. 양현종은 1-0으로 끝난 한국시리즈 경기에서 완봉승을 달성한 KBO 유일한 투수다.

양현종은 잠실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는 마무리 투수로 나서 KIA의 'V11'을 완성했다. 양현종은 정규리그에 이어 한국시리즈 MVP도 독식하며 생애 최고의 해를 보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났다. 양현종이 오랜만에 다시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올랐다. 그 사이 많은 것이 변했다. 당시 양현종은 20대 후반이었다. 지금은 30대 중반의 베테랑이다. 잠시 메이저리그 무대를 노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변함없는 건 양현종은 매시즌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KIA의 선발진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양현종은 23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4시즌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양현종은 7년 전과 같이 강한 공을 뿌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KBO 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다웠다. 그는 5⅓이닝 동안 8안타 2볼넷을 내줬지만 상대 점수를 2점(1자책)으로 막아내고 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탈삼진은 5개를 솎아냈다.

양현종은 총 86개의 공을 던졌다. 그 중 52개가 직구였다. 최고 시속은 145km. 양현종은 경기 초반 스트라이크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을 정도로 자신있게 삼성 타자들을 상대했다.

양현종은 2회와 3회 득점권 위기를 실점없이 넘겼다. 4회에는 실책으로 인해 1점을 내줬지만 계속된 실점 위기를 잘 막았다. 6회 들어 힘이 다소 떨어졌는지 1사 후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며 1점을 허용했다. KIA는 투수를 교체했고 양현종은 홈 팬들의 뜨거운 격려를 받으며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KIA 양현종. 연합뉴스
KIA 양현종. 연합뉴스
관중에게 인사하는 KIA 양현종. 연합뉴스

KIA가 8-3으로 승리하면서 양현종은 7년 전에 이어 다시 한 번 한국시리즈 두 번째 경기의 승리투수가 됐다. 7년 전처럼 압도적이지는 않았지만 상대 타선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내며 선발투수의 역할을 100% 해냈다.

이틀 전 서스펜디드(일시 정지) 성립으로 인해 앞서 열렸던 1차전 5-1 승리에 이어 홈 2연전을 독식한 KIA의 통산 12번째 우승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양현종은 가을야구 무대에서도 강하다. 이날 결과를 포함해 통산 9경기에서 총 33⅓이닝을 소화하며 2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를 기록했다. 2승과 1세이브 모두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남긴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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