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경찰이 이달 말로 다가온 핼러윈 때 핼러윈 복장과 관련 행사를 금지할 계획이라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현지 경찰 내부 문건을 인용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RFA는 "소셜미디어에 유출된 상하이 경찰 내부 문건에 따르면 상하이 황푸지구의 경찰, 관리, 사업주들은 핼러윈 코스플레이 활동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하이 경찰이 황푸지구 주변 지역에 배포한 해당 문건은 "모든 코스플레이 활동이 금지되며 어떠한 핼러윈 분장도 허용되지 않는다"면서 "처음에는 말로 설득하되 협조하지 않을시 강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써있다.
또, "해당 지역 내 건물들은 호박, 유령, 관, 해골 등 어떠한 핼러윈 장식도 해서는 안 되며 공포나 폭력 관련 요소도 허용되지 않는다"면서 "이러한 일이 적발될 경우 행사는 즉시 중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다 "온오프라인 모두의 판촉 물품에서 핼러윈 관련 용어나 영어도 금지된다"고 덧붙였다.
RFA는 이번 단속은 지난해 10월 말 상하이에서 다양한 핼러윈 분장을 한 청년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축제를 즐긴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상하이 청년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닮은 곰돌이 푸를 비롯해 중국의 강압적인 '제로 코로나' 정책을 상징하는 코로나19 방역 요원 등으로 분장했다.
RFA는 "지난해의 복장은 문제에 연루되지 않은 채 당국에 정치적 한 방을 먹일 수 있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방법으로 보였으나, 올해 축제 참가자들은 상하이 당국과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곰돌이 푸 캐릭터에 대한 중국 당국의 검열은 지난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 함께 걸어가는 모습이 동화 속 주인공 곰돌이 푸와 푸의 호랑이 친구 티거와 각각 닮았다며 시작된 풍자놀이 때문이다.
이후 시 주석을 곰돌이 푸에 빗대 조롱하는 이미지 등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지난 2017년에는 돌연 중국 소셜미디어(SNS) 등 온라인에서 곰돌이 푸가 검열 대상이 되는가 하면, 곰돌이 푸가 등장하는 영화가 상영금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