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현재까지 러시아로 북한군 병력 1500여명이 더 파견돼 모두 3천여명이 이동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약 1만여명이 파병될 것으로 보인다고 23일 밝혔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 국민의힘 이성권,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이날 오후 열린 비공개 긴급현안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이같이 보고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국정원이 북한군 약 1만여명이 투입될 것이라는, 상당히 근거 있는 첩보를 제시했다"며 "9월과 10월 2차례 북한 내에서 훈련하는 모습이 포착됐고, 소위 '폭풍군단'이라고 하는 특수전 부대가 주력으로 파견돼 있다"고 말했다. 폭풍군단은 북한군 특수작전군 예하의 정예부대다.
국정원은 지난 6월 북한과 러시아가 신조약(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한 뒤, 해당 조약 4조에 규정된 군사원조 관련 내용을 근거로 파병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보고했다. 다만 박 의원은 "(현재 기준으로) 전투병력이 현장에 파병되어 있지는 않다고 한다"면서 "러시아 내 다수 훈련시설에서 분산돼 현지 적응 중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북한 당국은 관련 사실을 일절 내부에 알리고 있지 않지만, 주민들 사이엔 폭풍군단이 러시아에 파견돼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선발된 군인 가족들이 오열해 얼굴이 많이 상했다는 말도 회자된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북한 당국은 입단속을 위해 파병된 군인들의 가족들을 모처로 집단 이주, 격리하고 있는 정황도 포착됐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한국어 통역 자원을 대규모로 선발하고 있고 북한군에게 무인기 조종 등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북한군의 체력과 사기는 우수하지만 드론 공격 등 현대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전선에 투입될 시 사망자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이 같은 지점 때문이다.
다만 양당 간사는 '파병 대가로 북한이 받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경제적으로 상응한 대가가 치러질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어느 정도인지는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