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23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 면담 이후 한 대표의 발언과 행보를 두고 "내부 분열만 일으키고 있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특히 한 대표가 전날 친한(친한동훈)계 만찬에서 "용산은 지금 말을 각색할 때가 아니다"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대체 어느 부분이 각색된 것이냐"라고 정면 반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한 대표를 향해 "당은 기본적으로 야당하고 경쟁하는 것이고 내부 문제는 조용히 해결하는 것이다. 기본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항상 모든 게 아무리 급해도 원칙 하에서 해야 한다"며 "기본이 지켜지지 않으면 정치 자체가 왜곡된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체 어느 부분이 각색된 것인지 얘기해줬으면 좋겠다"며 "구체성이 떨어지고 '공격을 위한 공격'으로 밖에 안 받아들여진다"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가 다음 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가 나오기 전에 김 여사와 관련한 국민들의 요구를 해소해야 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문제를 알려 달라고 하지 않았느냐"라고 반문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여사 라인'과 관련 누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달라고 이미 면담에서 대통령이 얘기했다"면서 "외부 일정도 여사는 이미 많이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최근 제79주년 경찰의 날, 부산 세계자원봉사대회 등 행사에 잇따라 불참한 점도 언급했다. 경찰의 날 행사의 경우 김 여사는 작년과 재작년 참석한 바 있다.
이밖에 대통령실은 한 대표가 친한계 만찬 회동을 한 것에 대해서도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도 한 대표 발언 등에 대해 비판적인 반응을 이어갔다. '친윤 외곽 조직'인 새로운미래를준비하는모임(새미준)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공군회관에서 김태흠 충남지사를 초청해 정기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 지사는 강연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을 두고 "야당 대표도 아니고 여당 대표가, 조용히 만나서 세상 이야기도 하고 직언도 해야지, 언론에 다 떠들고 난 다음에 만나자는 게 이게 협박도 아니고"라며 "어떻게 하면 대통령 선거 후보가 돼 출마해볼까 하는 것, 그것 하나밖에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친윤계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옛날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들 보다 더 무서운 싸움을 지금 벌이겠다는 건데 우리 당원들은 (그런 분열을)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