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억제 여파로 2금융권 대출 규모가 증가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가운데 금융당국이 일부 2금융권 기관들과 지방·인터넷은행에서 나타난 공격적 영업 행태에 주의를 요구했다. 선제적으로 풍선효과 단속에 나선 보험업권을 필두로 금리인상과 신규대출 중단 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금융서 넘친 주담대 담는 2금융 "'손쉬운 영업' 말아야" 경고
23일 금융위원회는 유관부처와 2금융권협회, 상호금융권과 지방은행, 인터넷은행 등과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를 점검·관리하는 회의를 열었다.이날 회의를 주재한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보험·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과 지방은행, 인터넷은행에서 가계부채 관리강화 기조에 맞지 않는 공격적 영업 행태를 보이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며 경고했다.
이어 "일선 창구에서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과당경쟁이나 상환능력을 초과하는 과잉대출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달라"고 당부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지난 7월 5조2천억원에서 8월 9조7천억원까지 확대됐지만 9월 들어 5조2천억원으로 둔화됐다. 다만 회의 참석자들은 시장의 추가적인 금리인하 기대감에 따라 주택구매 수요가 다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가계부채 비율 하향 안정화 추세가 확실해질 때까지는 현재의 엄격한 관리기조를 유지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권 사무처장은 "각 업권별 가계부채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풍선효과에 대비해 다양한 관리조치를 검토 중"이라며 "인터넷은행과 제2금융권은 주담대 위주의 손쉬운 영업에 치중하기 보단 은행권에서 충족되기 어려운 다양한 자금수요나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보험업권, 금리인상·신규대출 중단 본격화
금융당국은 지난 15일에도 2금융권을 소집해 가계대출 증가 현황과 대응책을 공유했다. 지난 7월부터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2금융권에 대출수요가 쏠리면서 금융위는 9월부터 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 현황도 일일 모니터링 하고 있다.이에 은행에 이어 대출 수요가 가장 많이 쏠렸던 보험업권에서 먼저 비슷한 대출절벽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기준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들의 변동금리형 아파트 담보대출 평균금리는 4.28~5.56%에 분포하고 있다. 지난달 4.20~5.53% 수준보다 올랐다.
신규대출도 속속 막고 있다. 앞서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대형 생보사들이 주담대 계획 물량이 조기 소진되면서 신규 취급을 일부 중단한 상태다. 하나생명과 KB손해보험, 현대해상, NH농협손해보험 등도 이달 들어 유주택자 대상 주담대를 제한하는 등 대출을 막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부터 2금융권으로 퍼진 금리인상과 대출 중단의 여파로 상대적으로 금리가 비슷하거나 저렴해진 카드론 등 신용대출 증가세에 대해서도 예의주시 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