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전망↑…안전자산에 코인도 동시 상승

지지율 '초박빙' 속 경합주 7곳 트럼프 승리 전망
재정확대 우려에 국채 금리 상승…안전자산도 올라
'크립토 대통령' 자처, 비트코인도 1억 돌파 기대
대선 이어 하원도 휩쓸까?…금융시장, 결과 주목
코스피 2600 안착 실패…외국인 삼전 30일 연속 매도

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 당선 가능성이 상승하면서 금융시장은 트럼프 후보 당선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상품에 투자하는 '트럼프 트레이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美국채 10% 넘게 상승…비트코인 1억 돌파 기대감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최신 여론조사 평균치를 제공하는 RCP(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가 각각 49.2%와 47.7%의 지지율을 했다고 집계했다.
 
하지만 대선 승패를 좌우하는 경합주 7곳에서 트럼프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달 5일 치러지는 대선 결과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지만, 금융시장은 최근 트럼프 후보의 상승세를 반영한 '트럼프 트레이딩'에 나선 모양새다.
 
트럼프 테마주의 대장인 트럼프미디어가 9월 말 11.75달러에서 최근 31.3달러로 2배 가까이 상승한 것이 대표적이다.
 
금융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국 국채 10년물은 지난 1일 최저 3.598%에서 최근 4.206%까지 약 17% 뛰어올랐다. 정책금리 전망에 민감한 2년물도 같은 기간 3.58%에서 4.042%로 13% 상승했다.
 
국채 금리 상승은 트럼프 후보의 재정확대 정책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재정확대는 소비를 늘려 인플레이션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 김일혁 연구원은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감세로 재정적자는 더욱 확대되고 공급망의 블록화도 심화할 수 있어서 (금리) 상승 추세선은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비영리 공공정책 기관인 'CRFP(책임있는 연방 예산 위원회)'는 트럼프 후보의 정책이 해리스 후보보다 장기(10년) 재정적자 규모를 2배 가까이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이유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며 금과 달러 가치도 치솟고 있다.
 
이달 한 때 트로이온스당 2618.8달러까지 하락했던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최근 2755.4달러로 5% 상승했다. 특히 지난 17일 2712.7달러로 역대 신고가 기록 이후 이달에만 3차례나 경신했다.
 
달러도 원달러 환율 기준으로 지난달 말 기준금리 빅컷(0.5%p 인하) 이후 1303.4원까지 하락했지만, 최근 1382.8원으로 6% 반등했다.
 
통상 안전자산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위험자산인 가상자산도 최근 오름세를 보인다. '가상자산(크립토) 대통령'을 자처한 트럼프 후보는 '밈(meme) 코인도' 보유하는 등 해리스 후보보다 가상자산에 더 친화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지난 3월 사상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했던 국내 비트코인은 빅컷 이후 7천만원 초반까지 주저앉았지만, 이달 들어 상승세를 타며 지난 15일 다시 9천만원을 돌파했다. 최근 9452만 9천원까지 끌어올리며 다시 1억원 돌파에 대한 기대가 흐르고 있다.
 
다만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다 해도 금융시장의 현재 분위기가 대선 이후에도 계속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핵심은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 결과가 꼽힌다.
 
이번 선거는 상원 100석 중 34석, 하원 435석 전체를 뽑는다. 현재 상원은 민주당 51대 공화당 49로 박빙이고, 하원은 공화당이 4석 차이로 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대통령이 추진하는 정책의 속도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iM증권 이웅찬 연구원은 "상원은 공화당 당선 가능성이 큰 폭의 우위를 보이고, 하원은 민주당이 우세했으나 최근 양당 지지율이 역전했다"면서 "증시나 트럼프 트레이딩의 방향에는 하원 결과가 더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하원 개표 상황에 따라 금융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2600 무너진 코스피…외국인 매도세 지속


트럼프 트레이드의 영향은 국내 금융시장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국고채 10년물은 이달 초 2.9%대에서 최근 3.1%를 웃돌고 있다.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서 주식시장은 하락했다. 22일 코스피는 2600.87로 출발했으나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면서 전 거래일보다 1.31% 하락한 2570.7로 마감하며 2600선 안착에 실패했다.
 
특히 외국인은 코스피를 2950억원 순매도하며 하락을 주도한 가운데 삼성전자만 2850억원어치 시장이 내놨다. 30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록이다.
 
또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폐기할 가능성이 부각되며 LG에너지솔루션이 2.05% 하락하는 등 2차전지 업종에서 매물이 쏟아졌다.
 
동시에 '해리스 트레이드'로 주목받은 바이오도 힘을 쓰지 못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KODEX 반도체 –2.55%), 2차전지(TIGER 2차전지테마 –3.93%), 바이오(KODEX 헬스케어 –2.77%) 등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3개 업종이 모두 크게 조정을 받았다.
 
SK증권 조준기 연구원은 "3개 업종이 동시에 급등하는 일도, 급락하는 일도 잘 없는 것이 일반적인데, 주도주 격의 업종들이 한꺼번에 급락한 것은 전반적인 무차별 매도세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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