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2일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한 것과 관련 북한국의 즉각적 철수를 촉구하면서 "좌시하지 않고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를 열어 이 같은 입장을 정리했다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 차장은 "정부는 북한군의 즉각적 철수를 촉구하며, 현재와 같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야합이 지속될 경우 좌시하지 않고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겠다"며 "정부는 북한의 전투 병력 파병에 따른 러북 군사협력의 진전 추이에 따라 단계적 대응 조치를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러북 군사협력에 대한 강력하고 실효적인 조치가 이행되도록 동맹 및 우방국들과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이라며 "러북 군사협력이 우리 안보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는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에 대비해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이에 상응하는 조치들을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대량의 군사 무기를 러시아에 지원해 온 북한이 러시아의 불법적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파병까지 하기에 이른 것은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사회에 대한 중대한 안보 위협이자 북한과의 일체의 군사협력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하고 강력히 규탄했다.
아울러 "주민들의 민생과 인권을 철저히 외면하면서 오직 핵과 미사일 개발에 몰두해온 북한 정권이 급기야 북한 청년들을 러시아에 용병으로 명분 없는 전쟁터로 내몰고 있는 것은 스스로 범죄집단임을 자인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날 NSC 상임위에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김용현 국방부 장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태효 NSC 사무처장, 인성환 국가안보실 2차장, 왕윤종 국가안보실 3차장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은 '단계적 대응 조치'와 관련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러시아와 파병 전조 단계에 있는 현 상태에서 앞으로 실제적인 전투의 참여라든지 그 이후에 보다 깊어진 양국 간의 군사, 경제적 이해관계 교환이라든지 등 우리 안보와 경제 안보에 미칠 부정적 파급 효과를 생각한다"며 "앞으로 북한과 러시아가 어떤 행동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우리가 먼저 이런 카드를 생각하고 이렇게 할 것이라고 얘기하면 상대방의 판단과 계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며 "앞으로 상대방의 양자 간 발전 시나리오에 따라서 우리의 대응 구상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또 우리 정보기관 중심으로 공개된 북한의 파병 현황과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 내용에 대해 "동맹국인 미국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기타 우방국과 긴 시간에 걸쳐 함께 만든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북한 파병과 관련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에 대해 "향후 조치나 대책도 준비된 상태에서 발표가 나와야해 시간이 좀 걸린다고 생각된다"며 "조만간 미국도 입장 표명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미간 고위급 차원 전략적 소통과 다음주 예정된 한미 2+2 회담. 연례 회의 등을 통해 한미 간에 많은 논의와 대외적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여러 방도를 동원해서 주민들도 북한 지도부가 주민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악용하는지 그리고 갈취하는지에 대해 적절히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