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노동조합 전임자의 근로시간 면제(타임오프)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4개월여 만에 타결됐다.
대통령 소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22일 공무원근무시간면제심의위원회(공무원 근면위) 제11차 전원회의를 열어 공무원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최종 의결했다.
타임오프제는 노조 전임자가 노조 활동을 벌인 시간도 임금손실 없이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로, 그동안 민간부문에만 인정됐다.
2022년 6월 10일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과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각각 시행되면서 공무원·교원에도 도입될 길이 열렸다. 이어 관련 시행령 개정안도 지난해 12월 11일 시행될 예정이었다.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을 정하기 위한 공무원 근면위의 공익위원 구성을 놓고 노정 갈등 끝에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 보이콧에 나선 바람에 경사노위가 통째로 개점휴업에 빠졌지만, 지난 6월 대화를 재개한 바 있다.
합의 내용을 살펴보면 공무원 노동조합 설립 최소단위별 조합원 규모에 따라 총 8개 구간으로 구분해 연간 면제 시간의 한도를 부여한다.
구체적으로는 조합원이 △299명 이하인 경우 최대 1천 시간 △300명~699명인 경우 최대 2천 시간 △700명~1299명인 경우 최대 4천 시간 △1300명~1999명인 경우 최대 6천 시간 △2000명~3999명인 경우 최대 8천 시간 △4000명~4999명인 경우 최대 1만 시간 △5000명~1만 4999명인 경우 최대 1만 2천 시간 △1만 5천 명 이상인 경우 최대 2만 8천 시간 이내로 한도를 두기로 했다.
이에 대해 공무원 근면위는 가장 많은 교섭단위가 존재하는 구간(300명~ 1299명)에 연간 근로시간 면제자가 1~2명씩 활동할 수 있도록 정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인사혁신처장이 행정부 교섭 등에 필요한 경우 연간 6천 시간 이내에서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행정부 단위로 설립된 공무원 노동조합에 추가 부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연간 사용가능인원은 풀타임으로 사용 가능한 인원의 2배를 초과할 수 없도록 정했다. 다만 조합원 수 299명 이하의 사용가능인원은 2명으로 고정했다.
부대의견으로, 이번에 공무원 타임오프 한도를 고시한 2년 후 경사노위에서 실태조사를 실시하는 등 향후 재심의를 준비하기로 했다.
이번 의결사항은 경사노위 권기섭 위원장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즉시 통보하면, 김 장관이 법제심사·행정예고 등을 거쳐 고시하게 된다.
권 위원장은 "공무원 근무시간 면제한도 의결은 지난해 말 사회적 대화 복원 이후, 상호간의 논의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첫 노사의 합의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우리 위원회에서는 이번 노·정 합의의 경험과 자산이 미래세대 일자리를 위한 최근 사회적 대화의 흐름에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민주노총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은 "민간과 차별하지 않는 온전한 타임오프를 보장하는 수정안을 제시하라"며 경사노위 건물 앞에서 공무원 근면위의 타결에 반대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이어 회의장 진입을 시도한 끝에 일부 조합원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