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 10점 중 9점, 도난·도굴 후 20년 넘게 회수 못해

2003년 이전 도난·도굴 당한 국가유산 1만 8천여점 못찾아
1916년 도난된 통영 안정사 유물, 100년 넘게 미회수
민형배 의원 "장기 미회수 국가유산에 대한 대책 필요"

지난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질의하는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 연합뉴스

도난·도굴 후, 20년 이상 미회수된 국가유산이 1만 8311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민형배(더불어민주당·광주시 광산구을)의원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3년 이전에 도난·도굴 신고된 국가유산 2만 1309점 중 금년 9월 말까지, 14.1%인 2998점만 회수됐고 나머지는 찾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10점 중 9점 가까이 20년 넘게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한 셈이다.
 
가장 오랫동안 미회수된 국가유산은 통영 안정사 유물이다. 1916년에 도난됐는데, 회수하지 못했다. 1928년 도난된 이순신 난중일기 초고본도 찾지 못한 상태다.
 
상대적으로 최근 도난·도굴된 국가유산 회수율은 양호하다. 2004년 이후 신고된 9,247점 중 42.7%인 3952점이 회수됐다. 2024년 9월말 현재, 도난·도굴 당한 국가유산 총 3만 556점 중 77.3%인 2만 3606점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지금까지 회수 못한 국가유산 중 국가지정유산은 모두 113점이다. 이 중 국보 1점, 보물 13점이다. 특히, 국보 소원화개첩은 지난 2001년 도난돼 경찰이 인터폴에 국제수배했지만, 오리무중이다. 시·도지정유산 1580점도 여전히 회수되지 못했다.
 
국가지정유산은 중요 문화유산으로 국보, 보물, 사적,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구분한다. 시도지정유산은 시도지사가 관할구역에 있는 문화유산으로서 보존가치가 인정되는 것을 지정한다. 비지정유산은 국가, 또는 시도에서 지정하지 않은 문화유산을 말한다.
 
자료를 분석한 민형배 의원은 "현실적으로 찾기 어렵다는 이유로 장기간 미회수된 유산을 내버려 둬서는 안된다"며, "수사기관 협조 및 인터폴 수배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오랫동안 찾지 못한 국가유산 회수에 관계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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