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남매 탄생 "이다현 동생? 이준영 누나로 불리게 하겠다"

KB손해보험의 지명을 받은 이준영. 한국배구연맹
'이다현 동생'으로 관심을 모은 한양대 미들 블로커 이준영(21)이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를 누빈다.

이준영은 21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4순위로 KB손해보험의 지명을 받았다.

드래프트 후 취재진과 만난 이준영은 "입단하고 싶었던 팀에 지명돼서 영광이다. 선택받게 돼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장 194cm의 미들 블로커 이준영은 2024 한국대학배구연맹(KUSF) U-리그에서 한양대의 우승을 이끌며 많은 기대를 받았다.

프로 입단 전 마지막 대회를 우승으로 장식한 그는 "한양대는 진학하고 싶은 학교였고, 그 이름을 달고 뛰는 게 영광이었다"며 "늘 명성에 비해 아쉬운 성적을 냈지만, 마지막으로 우승을 차지해서 말로 설명하기 힘들 만큼 기뻤다"고 떠올렸다.

한양대 양진웅 감독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이준영은 "배구에 대해 더 깊게 알려주신 분이다. 공 하나 때리고 막는 게 배구인 줄 알았던 제게 더 디테일하고 세부적인 부분을 가르쳐 주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현대건설에서 활약 중인 이준영의 누나 이다현. 한국배구연맹

이준영은 현대건설 미들 블로커 이다현의 동생이다. 배구 선배인 이다현은 평소 이준영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드래프트를 앞두고선 "지금까지 잘 해왔으니까 불안해하지 말고 스스로를 믿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다"라고 했다고 한다.

그는 누나 이다현에 대해 "성별은 다르지만 내가 가야 할 길을 먼저 간 인생 선배"라며 "실력만큼이나 태도와 행실 등 배구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많이 해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족 이상으로 고마운 존재"라고 표현했다.

그동안 누나의 그늘에 가려진 건 사실이다. 이준영은 "'한양대 이준영'보다 '이다현 동생'으로 언급됐다. 누나의 명성에 가려진 느낌이라 아쉬웠다"면서도 "누나가 아니었으면 이 정도의 관심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이다현 동생'이 아닌, 누나가 '이준영 누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공교롭게도 남매가 같은 노란색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비게 됐다. 이다현은 드래프트 후 자신의 SNS를 통해 "같은 노랑, 축하한다!"며 동생의 프로 입성을 환영했다.

한편 이날 드래프트에 지원한 총 48명의 선수 중 21명이 남자부 7개 구단의 선택을 받았다. KB손해보험은 유일하게 1~4라운드에 이어 수련 선수까지 모두 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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