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해양신도시 5차 우선협상대상자 행정소송 본격 공방 시작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창원시 상대로 낸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취소처분 취소소송 2차 변론기일 다음달 14일 열려
4차 공모 행정소송 확정 판결과 맞물려 향후 사업 방향 가를 것으로 전망

마산해양신도시 전경. 창원시 제공

마산해양신도시 조성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5차 공모사업 우선협상대상자가 창원시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이 조만간 2차 변론기일이 열리면서 공방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번 소송 결과는 향후 사업 진행 과정에서 향방을 가를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어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다음달 14일 2차 변론기일…전 창원시 해양사업과장 등 증인으로 채택


창원지법 제1행정부는 마산해양신도시 5차 공모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A사가 창원시를 상대로 낸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취소처분 취소소송 2차 변론기일을 다음달 14일 열 예정이다.
 
현산 컨소시엄은 창원시 민선 7기인 지난 2021년 10월 5차 공모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시는 현산 컨소시엄과 2021년 11월 4일 첫 협상을 시작으로 2022년 1월까지 7차례 협상을 진행하다 2022년 1월 현산의 광주아파트 붕괴사고, 시의회 특위, 소송 등의 사유로 협상은 잠정 중단됐다. 그 후 같은해 11월 8차 협상을 시작으로 협상이 재개됐고, 이후 13차 협상까지 진행됐다.
 
그런데 민선 8기 창원시는 지난해 말 시 자체 감사를 통해 마산해양신도시 5차 공모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애초부터 공모에 뽑힐 수 없는 무자격자였다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 3월에는 현산 컨소시엄에 대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취소 처분을 내렸다. 이에 반발해 현산 컨소시엄 측이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사가 시를 상대로 낸 우선협상대상자 취소 효력정지 신청을 지난 4월 받아들였고, 본안소송은 지난 8월 1차 변론기일을 거쳐 다음달 2차 변론기일을 앞두고 있다.

이번 2차 변론에서는 전 창원시 해양사업과장과 컨소시엄 측 실무자가 증인으로 채택돼 실시협상 과정과 공모과정에 대해서 증언하게 된다.
 
이들을 증인으로 신청한 A사는 민선 8기가 들어서고 진행된 8차 회의에서부터 창원시의 요구조건을 대부분 만족시켰고, 문제가 된 생활숙박시설 용도변경 문제도 충분히 더 논의할 수 있는데도, 시가 무리하게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취소한 것은 재량권 남용이라고 주장을 입증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창원시는 생숙과 관련한 무리한 요구로 더이상 협상을 지속할 수 없었다며 우선협상자 취소 처분의 정당성을 주장한다는 계획이다.

마산해양신도시 5차 공모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측 A사 대표가 창원시 감사결과를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상현 기자

 4차 공모사업 확정판결 해석도 엇갈려…5차 소송이 사업 향방 가를 것 전망


또, 4차 공모사업 과정에서의 행정소송 확정 판결 효력에 대한 양측의 입장도 다뤄진다. 재판부는 1차 변론기일에서 4차 공모사업 확정 판결에 대한 양측의 해석이 달라, 이에 대한 법리검토서를 제출하라고 했다.

이 소송은 2020년 4차 공모에 참여한 GS건설컨소시엄은 '기준점수 미달'로 협상 대상에서 탈락한 이후 건설컨소시엄 참여 업체인 B사가 창원시를 상대로 우선협상대상자 미선정 무효확인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1심에서 창원시는 승소했지만, 항소심부터 판결이 뒤집혀 창원시의 패소로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났다. 이 과정에서 민선 8기 창원시가 원고 측에 유리한 내부 감사 자료 등을 재판부에 제출하면서 재판 패소의 결정 자료로 인용됐고, 창원시가 스스로 재판을 포기했다는 논란이 나왔지만, 창원시는 대법원 판결을 받아들여 4차 공모 선정 절차를 다시 밟기로 방침을 정했다.

4차 민간사업자와의 소송 결과와 효력에 대해선 양 측의 입장이 엇갈린다.

창원시는 4차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를 진행해 B사가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위를 얻게 되면, 이번 소송 우선협상대상자 취소 처분을 취소하더라도 A사가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위를 얻지 못하기 때문에 이 사건은 각하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B사는 우선협상대상자가 아니지만, 향후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위를 갖게 되면 이 사건은 소송의 목적이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창원시 관계자는 "4차 공모에 대한 확정판결이 나와 있는 상황에서 5차 사업자에 대해 우선협상자 지위를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A사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 현산 컨소시엄이 여전히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위에 있는 이상, 4차 사업자인 B사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4차 사업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한다면 이는 위법한 처분이 될 것이며, 4차 공모 절차의 진행도 정지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A사 김모 대표는 "창원시가 4차 확정 판결로, 5차 행정소송 기각 등 재판 결과나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고 있지만, 우리는 5차 우선협상대상자 취소사유 절차가 적법했는가 만을 두고 순수하게 판단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소송은 앞으로 사업 추진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소송이 될 전망이다. 창원시가 승소한다면, 4차 사업자 선정 심의 절차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다시 지정하는 것이 가능해져 4차 민간사업자 위주로 사업 방향이 정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반대로 A사가 승소해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위가 유지된다면, 4차 선정 심의도 꼬여버리는 상황이 된다. 대신, 우선협상자 지위가 있는 현산 컨소시엄과 다시 협상에 들어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민간사업자들과의 소송이 잇따르고 장기화되면서 구체적인 정상화 방안 제시 없이 법과 원칙으로만 대응하겠다는 창원시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4차 민간사업자와의 소송에서 패소한 데 이어, 무리하게 5차 우선협상대상자와의 지정을 취소하면서 분쟁을 야기한 창원시가 자초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진형익 창원시의원은 "지금 마산해양신도시 사업은 민선 8기 창원시의 잘못된 판단으로 시민혈세 낭비 장기표류사업으로 전락했다"며 "최근 5년간 대출 이자는 150억 원이 넘으며, 올해만 5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창원시의 사업 정상화 계획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라고 말했다.

마산해양신도시 전경. 창원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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