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의 개런티가 시장 규모나 제작비 규모에 비해서는 높다고 생각하죠. 거기에다가 쉽게 얘기해서 영화가 흥행되지 않았을 경우, 예를 들어 미국 같은 경우는 한 영화가 흥행되지 않으면 다음 영화에서 개런티가 깎이는 경우도 있고, 3편 망하면 그 배우는 퇴출당하다시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상하게도 우리나라는 영화가 흥행 안 되더라도 다음 영화에서 돈을 더 받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 영화제작가협회장 김형준 (한맥영화사 대표)
◎ 사회/김어준>
우선, 개런티가 너무 많다고 생각하십니까?
◑김형준 대표>
개런티가 많다고 하는 부분은 전체 제작비와 우리 한국 영화의 시장 규모에 비해 많다는 얘기고요. 원래 우리가 문제로 삼은 것은 단지 배우들이나 매니지먼트의 불공평한 어떤 상거래를 이야기하자는 것만은 아니고요. 사실 영화계 전체가 너무 빨리 달려오다 보니까 뒤돌아보고 숨 쉴 틈이 없었어요. 그러면서 생긴 폐해들이나 부작용들을 이번 기회에 숨을 고르고, 뒤돌아보고 정리해서 앞으로 좀 더 발전 있게 나가보자, 거기에는 극장과의 문제도 있고, 불법 다운로드에 대한 논의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번에 매니지먼트부터 짚고 넘어가기로 한 것이죠.
◎ 사회/김어준>
배우의 개런티보다 더 큰 문제는 매니지먼트 쪽에서 요구하는 제작 참여, 지분 요구 이런 부분에 대한 요구가 항상 있어 왔고, 그게 굉장히 부담이 되는 것 아닙니까?
◑김형준 대표>
톱스타들의 경우는 그런 요구들이 있다고 보고요. 그 문제는 매니지먼트 자체의 수익 구조에 문제가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드네요. 왜냐하면, 매니지먼트를 하면서 배우한테서 얻을 수 있는 수익보다 쓰는 비용이 많은지는 몰라도 그 외에 좀 더 벌 수 있는 수입구조가 필요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런 것은 저희의 문제는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제작하면서 여러 개의 영화를 개발해 5개를 하면 1개의 영화가 될까 말까 하는데, 한 편당 1억 정도가 소요됩니다. 그런데 그 손해 본 것을 받을 때는 없고, 영화가 잘 됐을 때 거기서 조금 복구가 되는데, 또 지분을 나눠줘야 하니까 자금의 순환이 상당히 어려운 것이죠.
◎ 사회/김어준>
그러니까 매니지먼트의 수입구조가 열악한 것을 영화제작가협회에서 보조하라고 하면 안 된다는 이런 말씀이신가요?
◑김형준 대표>
그런 얘기죠.
◎ 사회/김어준>
영화제작가협회에서 공동제작과 지분요구를 앞으로 거부하겠다고 밝혔는데, 앞으로는 매니지먼트가 어떤 요구를 하더라도 공동제작과 지분요구를 하지 않는 방침으로 정한 건가요?
◑김형준 대표>
사실 저희가 거부하겠다고 한 것은 명분 없는 또는 기여 없는 공동제작을 말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오늘 송강호씨가 말씀하신 것처럼 자기 개런티를 투자 지분으로 돌린다든가, 개런티를 대폭 삭감하던가, 또는 기획 자체에 참여하는 경우는 괜찮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만큼 기여를 했기 때문에...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전혀 그런 기여 없이 단지 출연한다는 이유만으로 매니지먼트사 이름을 공동 제작으로 올리고, 지분요구를 하는 그런 것이 문제라는 것이죠.
그런데 사실 이런 문제들은 어제까지 문제 삼았던 것이고, 어제부로 매니지먼트협회 쪽에서도 상당히 수긍이 간다, 같이 한번 토의를 해보자는 대답이 나왔기 때문에 상당히 좋은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사회/김어준>
연기 학교를 설립한다는 계획은 언뜻 보면 배우들이 너무 비싸니까 우리가 배우를 직접 키우겠다는 그런 얘기처럼 들릴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김형준 대표>
그런 것은 아니고요. 우리나라에 연기 학교가 굉장히 많잖아요. 하지만, 저희는 연기도 연기지만 인성 교육을 좀 해서 돈이나 명예만 쫓아다니지 않고 정말 연기라는 것을 생업으로 삼고 연기를 위해 일생을 바치는 우리 안성기 형님 같은 분을 더 길러내기 위해 학교를 세우겠다는 것이죠.
◎ 사회/김어준>
그렇다면, 표준제작규약은 영화제작가협회뿐만 아니라 매니지먼트사도 같이 들어와서 공동으로 만들게 되는 겁니까?
◑김형준 대표>
그렇죠. 당연히 그것은 같이 협의해서 만든 거고요. 사실 여태까지 이런 것들이 문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료가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제작사의 제작비나 정산서 같은 것이 비밀에 붙여져 왔기 때문에 누가 어떤 형태로 계약을 했고, 어떤 식으로 정산했는지 표면화된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번 기회를 통해 지난 6년 동안 제작됐던 300여 편의 영화의 자료를 토대로 조사해서, 어떤 부분이 시정돼야 하고, 또 어떤 제작비에 어떤 개런티가 맞는지 산출해 내서 매니지먼트협회와 상의해서 적정한 수준을 정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 사회/김어준>
톱 배우들의 개런티가 높다고 생각지 않습니까?
◑김형준 대표>
배우들의 개런티가 시장 규모나 제작비 규모에 비해서는 높다고 생각하죠. 거기에다가 쉽게 얘기해서 영화가 흥행되지 않았을 경우, 예를 들어 미국 같은 경우는 한 영화가 흥행 안 되면 다음 영화에서 개런티가 깎이는 경우도 있고, 3편 망하면 그 배우는 퇴출당하다시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상하게도 우리나라 경우는 영화가 흥행 안 되더라도 다음 영화에서 돈을 더 받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 사회/김어준>
영화의 실패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김형준 대표>
그렇죠.
◎ 사회/김어준>
제작자 쪽에서는 배우만 살아남는 그런 구조로 가고 있다는 불만이 있을 수 있겠군요.
◑김형준 대표>
그런 것이 우려가 된다는 얘기죠. 앞으로 이것을 좌시하고 그냥 놔두면 한국 영화는 홍콩 영화처럼 자멸하고 만다는 생각에서 요번에 굉장히 힘들게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진행:김어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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