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는 기록은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20일 오후 광주에서 2024시즌 KBO 리그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가 개최됐다. 정규리그 챔피언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통산 12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KIA 타이거즈와 디펜딩 챔피언을 제치고 플레이오프 관문을 뚫은 삼성의 한국시리즈는 21일부터 광주에서 막을 올린다.
삼성은 '언더독'이다. KBO 포스트시즌 방식에서는 정규리그 1위 팀의 우승 확률이 절대적으로 높다. 또 삼성은 정규리그에서 KIA에 4승 12패로 밀렸다.
그런데 삼성은 잃을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단기전에서는 지난 기록에 큰 의미가 없다고 믿는다.
강민호는 정규리그 때 KIA전 타율이 저조했다는 질문에 "그만큼 KIA 투수가 좋다"면서도 "시리즈에서는 타율은 필요없다. 결정적인 순간 안타를 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집중력을 강조했다.
광주 프랜차이즈의 전통도 무시할 수 없다. KIA는 지금까지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단 한 번도 우승에 실패한 적이 없다. 1986년, 1987년, 1993년에는 바로 삼성이 우승 제물이었다.
강민호는 과거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KIA 최형우에게 관련 기록에 대해 전해들었다며 "형에게 원래 그런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좋은 분위기로 왔고 도전자로서 멋지게 싸워보겠다"고 말했다.
KIA는 삼성을 경계한다. 하지만 분명 더 여유로운 쪽은 KIA다.
이범호 KIA 감독은 "삼성이 올라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KIA는 삼성이 플레이오프 대구 2연전을 모두 잡은 순간부터 본격적인 대비를 했을 것이다.
정규시즌이 끝난 후 충분히 쉬면서 한국시리즈를 준비한 KIA는 천군만마를 얻었다. 이범호 감독은 1차전 선발로 제임스 네일을 예고했다. 네일은 8월 말 타구에 턱을 맡아 수술을 받고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지금은 정상 투구가 가능한 상태다.
이범호 감독은 네일을 "올 시즌 최고의 투수"라고 평가하면서 "지금은 완벽히 괜찮은 상태다. 한 달 전부터 피칭을 시작했다. 일상 생활과 운동 모두 100%로 다 하고 있어 전혀 문제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네일과 1차전 선발 맞대결을 펼칠 선수는 원태인이다. 플레이오프를 치른 삼성은 로테이션에 따라 원태인을 첫 경기 선발로 결정했다. 평균자책점 1위 네일과 다승 공동 1위 원태인의 대결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양팀 야수 가운데 주목할 선수는 단연 KIA 김도영이다. 김도영은 정규리그에서 타율 0.347, 38홈런, 143득점, 109타점, 40도루를 기록하며 시즌 MVP를 예약한 선수다.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할 경우 2017년 이후 첫 통합 MVP의 탄생을 볼 가능성이 높아진다. 7년 전 KBO의 새 역사를 썼던 통합 MVP는 바로 양현종이다.
김도영은 "비공식 연습 경기 때 (홈런을 쳐서) 40-40은 채운 상태로 마음은 편하다"라는 농담을 진지하게 건넨 후 "한국시리즈에서는 제 강점인 발을 이용해 상대를 공략하겠다. 통합 MVP 욕심은 크게 없고 제 할 것만 하면 그런 기회는 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