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9일 평양 무인기 사건의 "결정적 물증"이라며, 평양 서포지구에 추락했다고 하는 "무인기 잔해"를 제시했다.
북한 사회안정성이 지난 13일 평양시 전역을 집중 수색하는 과정에서 "형제산 구역 서포1동 76 인민반 지역에서 추락된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북한이 이 무인기 잔해에 대해 조사한 결과 "대한민국 발 무인기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군부의 '드론작전사령부'에 장비되어있는 '원거리정찰용 소형 드론'으로서 '국군의 날' 기념행사 때 차량에 탑재되어 공개됐던 무인기와 동일한 기종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북한은 이 무인기가 지난 3일과 9일, 10일 평양시 중심부, 즉 노동당 본부청사 상공에 출현해 전단을 살포했다는 무인기인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수거된 무인기가 기체 외형이나 비행 추정시기, 기체아래 '삐라' 살포통이 그대로 부착되어있는 점 등으로 볼 때 평양시 중심부 '삐라' 살포에 이용된 무인기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리 판단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결론은 아직 미정"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수거된 무인기의 축전지 방전상태와 연유 잔량으로 보아 최소 5-7일 어간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13일에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고, 사용 추정시점이 5일에서 7일 사이라고 한 만큼 거슬러 올라가면 10월 6일부터 8일 사이에 비행을 하다 추락한 셈이 된다.
따라서 이 무인기가 평양 중심부 상공에서 전단을 뿌린 무인기인지와는 별도로 북한의 주장대로 우리 군의 원거리정찰용 무인기인지, 그렇다면 어떤 경위로 정찰 활동을 하다가 추락한 것인지, 실제 전단 살포를 한 것인지 등의 문제가 쟁점으로 추가된다.
북한은 이날 서포지구에서 추락한 무인기 잔해와 우리 군국의 날 행사에 공개한 무인기를 비교하도록 하는 다수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만 놓고 볼 때는 해당 무인기는 우리 군이 운용하는 소형 무인기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무인기 잔해가 발견된 서포1동 지역은 평양시 중구역의 노동당 본부청사로부터 8-9km 떨어진 곳으로 인근에 북한 미사일 개발의 산실이라고 하는 '산음동 병기연구소'가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군의 소형드론은 대북전단 살포도 할 수 있지만 기본 기능은 정찰용"이라며 "추락 무인기의 발견 지점이 산음동 미사일 개발기지 인근이란 점에서 정찰용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도 평양시 중심부 상공에서 전단을 뿌렸다는 문제의 무인기와 별개로 우리 군의 추가적인 무인기 활동이 이뤄졌을 것으로 판단하고 결론을 미정으로 유보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합참은 북한의 이날 발표에 대해서도 "확인해줄 수 없고,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밝혔다. 합참은 평양 무인기 사건이후 줄곧 "확인해줄 수 없다"며 전략적 모호성을 띠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북한은 다만 이번 사건 대응과 관련해 추가적인 긴장 조성보다는 재발방지에 비중을 두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북한이 이번 발표를 계기로 방공감시초소를 더 늘리고, 이미 발령된 국경 포병연합부대들의 완전전투대기태세를 유지하도록 결정했으나, 보복공격의 경우 "침범행위가 또 다시 발견"된다는 조건을 달면서 군사적 긴장이 일정한 선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홍민 연구위원은 "북한이 러시아에 정예인력을 파병하고 무기지원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내부 전력 관리 측면에서 재발방지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추가적인 무인기 침범이 이뤄지지 않고 유엔사가 조사국면에 들어가면 이 문제는 소강상태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