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소송 중인 방송인 박지윤·최동석, 두 사람의 희비가 엇갈렸다. 최동석의 SNS 저격은 결국 의처증 논란을 불렀다. 반면 최동석의 저격에 유책 배우자로 지탄받았던 박지윤에게는 오히려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어쩌다 두 사람의 이혼은 대중에 생중계 될 수밖에 없었는지, CBS노컷뉴스는 1년 가까이 이어진 갈등의 타임라인을 정리해봤다.
박지윤·최동석 부부의 이혼 소식이 알려진 것은 지난해 11월이었다. 이로써 두 사람은 결혼 14년 만에 파경을 맞았다.
당시 박지윤은 소속사를 통해 "오랜기간 고민한 끝에 최동석씨와의 이혼을 위한 조정 절차를 진행하게 됐다. 이혼절차가 원만히 마무리되기 전에 알려지게 돼 송구하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아이들의 부모로 서로를 응원하며 지낼 수 있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특히 자녀들에게 미칠 피해를 우려해 "갑작스러운 부모의 일로 상처받을 아이들이 확인되지 않은 말과 글로 두 번 상처받는 것은 원치 않는다. 이에 향후 저를 비롯한 두 아이의 신상에 위해가 되는 루머와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력 대응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후 비난의 화살이 박지윤을 향해서만 쏟아졌다. 최동석이 SNS에 공유한 영상에 '바람 피운 여자에게 절대로 돌아가지 말라'는 영어 글귀가 담겨져 있어, 박지윤이 유책 배우자라는 억측이 시작됐다. 유튜버 등이 관련 영상을 제작하며 루머는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나갔다.
뒤늦게 최동석은 "과거 제가 제작한 영상이 아닌 '남자가 이래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영상을 공유한 적이 있고 사진 속의 표현이 마치 아내의 귀책인 것처럼 조작되고 왜곡된 부분을 바로잡고자 하며 이런 억측이 계속된다면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박지윤은 마지막으로 SNS에 이혼과 관련된 심경글을 적어 내려갔다.
그는 "그동안 저를 둘러싼 수많은 말과 글들을 접했다. 사실인 것도 있고, 사실이 아닌 것들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여기에서 그것들을 바로잡고 변명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그 시간들을 통해 지난날의 저를 많이 돌이켜보고 반성했다"라며 "미처 말하지 못한 속사정들을 밝힌다고 해서 하늘이 손바닥으로 가려지지 않는 걸 알기에 늦게나마 제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이제는 두 아이의 엄마로 다시 홀로서기를 하려는 저에게 응원을 조금만 나누어달라"고 호소하며 "대신 한 가지의 싸움만은 묵묵히 지켜봐달라. 진실이 아닌 말과 글로 제 아이들의 앞날에 상처가 된다면 그것만큼은 대상을 가리지 않고 싸우겠다. 다만 SNS나 온라인이 아닌 법의 테두리 안에서만 싸우겠다"라고 자녀들을 최우선에 두겠단 마음을 굳건히 드러냈다.
그렇게 두 사람의 이혼은 마무리되는 듯 했지만 올해 2월 최동석이 다시 SNS로 박지윤을 공개 저격하면서 불이 붙었다. 사실상 박지윤 측은 대응이라고 할 것도 없이, 최동석의 일방적인 공격이 이어졌다.
최동석은 SNS에 글을 올려 생일인 아픈 자녀를 두고 박지윤이 와인잔을 기울이며 사람들과 즐겁게 파티(추후 행사로 수정)에 참석했다며 "그 자리에 꼭 가야만 했냐"라고 양육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또 박지윤이 마치 자녀들과 함께 있는 것처럼 SNS에 동영상을 올렸다고도 했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만 싸우겠다'는 다짐대로 박지윤 측은 "미리 잡혀 있던 자선경매에 간 것"이라고 짧은 해명만을 내놨다. 그럼에도 최동석은 "변명 잘 들었다. 그런데 아들 생일은 1년 전에 이미 잡혀 있었지 않았나"라고 재차 타박했다.
최동석의 주장은 박지윤을 아픈 아들 생일에 행사를 간 '매정한 엄마'로 만들었고, 박지윤은 비난을 감당해야 했다. 그러나 박지윤 SNS에 이미 성대하게 아들 생일파티를 치러 준 사진들이 있어 '워킹맘' 입장에서 할 만큼 최선을 다했다는 반박도 제기됐다.
박지윤은 4개월가량 지난 6월이 되어서야 자신을 향해 쏟아진 비난과 억측에 힘겨운 심경을 드러냈다. 이 같은 부정적 여론을 초래한 최동석에 대한 비난은 없었다.
그는 SNS에 해외 출장 소식과 함께 두 자녀가 제주도에서 외가 식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근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항상 출장길에 오르면 아이는 누가 보냐, 아이들이 불쌍하다는, 유독 엄마에게만 짐 지워지는 이야기들을 적지 않게 들어온 나로서는 해야 할 일을 하면서도 늘 가슴 한구석이 무겁고 시리고 아팠다"라고 고백했다.
당연히 출장에는 아이들의 응원과 지지가 따랐다는 것도 밝히며 "이해 못 할 다른 사람들의 사고를 탓하고만 있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주어진 현실 안에서 난 최선을 다하며 아등바등 살아왔고 내가 도움받은 만큼 또 베풀고 살아야지 다짐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리고 최동석은 7월부터 TV조선 예능프로그램 '이제 혼자다'에 고정 출연했다.
'이제 혼자다'를 통해 최동석의 변은 계속됐다. "이혼을 겪어보니 너무 힘들다"며 눈물을 내비쳤고, "기사를 보고 이혼을 알았고, 내가 결정한 게 없다"라고 자기 의지로 이혼한 게 아님을 강조했다. 자녀들을 향해서는 "엄마, 아빠가 알려진 사람이다 보니 이혼이 아이들에게는 '상처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아이들이 가장 마음에 걸리고 고민이 된다"라고 애틋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말, 박지윤·최동석이 쌍방 상간소로 분쟁 중인 사실이 밝혀졌다. 박지윤은 지난 6월 최동석의 상간녀라며 A씨에게 손배소를 제기했지만 이를 3개월 동안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자녀들이 상처받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최동석도 지난달 27일 상간남으로 B씨를 지목, 박지윤까지 함께 손배소를 걸었다. 그러나 가사가 아닌 민사에 배정돼 소송을 취하하고 30일에 다시 동일한 내용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최동석은 SNS로 한 차례 "제 지인(A씨)이 박지윤씨로부터 소송을 당한 것은 맞다. 박지윤씨와의 결혼생활 중 위법한 일은 절대 없었다"라고 해명 후 또다시 '이제 혼자다'에 출연해 심경을 고백했다.
최동석은 "내가 불륜남이 되는 건 억울하고, 왜 이런 소송을 굳이 해서 시끄럽게 하는지 울컥하고 화나는 게 있다. 오명을 뒤집어쓴 상황에서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감정이 앞섰다"라고 상간소 제기의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끝까지 가고 싶지 않다. 상대가 하든 안 하든 내가 한 소송은 취하하고 싶다. 박지윤에게 미안하다. 어쨌든 나와 살고 헤어지는 과정에서 그 친구도 겪지 않았으면 하는 일들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말과 달리 방송 이후에도 상간소를 취하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들에 대한 애정과 걱정은 같았을지언정, 그 결과는 완전히 엇갈렸다. 최동석이 SNS, 방송 등에서 박지윤을 언급할 때마다 두 사람의 이혼은 대중 사이에서, 언론 기사로 끊임없이 회자됐다. 갈수록 최동석을 향한 동정 여론은 거세졌다. 이 과정에서 여러 오해들이 쌓여도 박지윤 측은 반박을 최소화했다. 박지윤 역시 최동석처럼 자녀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그러나 최동석과는 다르게 침묵을 지켜온 셈이다.
최동석의 일방적 주장이 1년째 계속되자 박지윤도 언제까지 침묵할 수는 없었다. 지난 17일 양측 모두를 취재해서 공개된 최동석·박지윤의 부부싸움 녹취록은 충격을 안겼다. 지금까지 스스로 '이혼의 피해자'로 동정 여론을 모았던 최동석이 박지윤에게 성폭행 시도, 폭언, 지인 협박, 근거 없는 불륜 의심 등 '의처증' 수준의 행동을 보였다는 의혹이 불거진 탓이다.
특히 최동석은 박지윤이 가정 경제를 책임지기 위해 사회 활동을 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여러 차례 박지윤을 비난한 것으로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반면 최동석은 박지윤이 지인들과의 대화방에서 자신의 뒷담화를 하는 것에 상처를 받아 모든 의심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여론은 180도 뒤집혔다. '친구들에게 뒷담화'는 통상 부부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최동석의 행태는 용납되기 어렵단 지적이 팽배했고, 박지윤에게는 응원이 쏟아졌다.
연예 기자 출신 한 유튜버를 통해 또 다른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따르면 최동석은 박지윤이 이혼 조정 신청 중에 남자인 친구 B씨와 베트남 여행을 간 것으로 두 사람의 부정행위를 의심, 혼인 관계의 신뢰가 무너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지윤의 이야기는 달랐다. 성 지향성이 다른 B씨는 이미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가 있으며 이 배우자도 여행에 동행했다는 것. B씨는 또한 최동석과도 이미 잘 아는 사이란 말도 덧붙였다.
최동석은 현재 박지윤에게 성폭행 시도를 한 혐의로 제주경찰서에 고발당했다. '이제 혼자다'에서도 자진 하차했다. "개인사로 심려를 끼친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깊이 사죄 드린다"는 사과와 함께였다.
한쪽은 계속 말하고, 다른 쪽은 계속 침묵했다. 간신히 억누르던 불균형이 깨지자 더한 진실이 밝혀져 그야말로 진흙탕 싸움이 됐다. 아무리 유명인이라도 내밀한 부부 사이의 싸움 내용까지 대중에 알려질 필요는 없다. 그러나 1년 가까이 이어진 최동석의 저격과 언급은 오히려 독이 되고 있었다. 해명되지 않는 오해와 비난은 끝내 박지윤이 지켜야 할 가정에 더 큰 상처를 남기는 결과를 초래했을 수도 있다. 이제야말로 1년 전 박지윤의 다짐처럼 최동석 역시 '법적'으로만 이야기하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