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 반년째 "내수 회복 조짐"을 강조하고 있지만 매출 감소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는 최근 들어 부쩍 커지고 있다.
18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올해 최저 매출 찍었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노포' 느낌의 술집을 운영한다는 글쓴이는 "(새벽) 3시 마감인데 이건 좀 (심하다). 100(만원) 밑으로 내려간 게 얼마만이지"라며 자조 섞인 한탄을 토해냈다.
글쓴이가 올린 매출 화면을 살펴보면 10월 첫째주 총 매출은 986만 1천원, 둘째주 총 매출은 1399만 3천원이었다.
일별 매출은 금~토요일이 200~300만원대로 평일 100만원대보다 높았다. 한글날 전날인 8일(화요일)에도 200만원대 매출이 나왔다.
그러나 17일 매출은 54만원으로 표시돼 있다. 사진을 올린 시간은 18일 1시 13분으로 마감시간까지 2시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같은 소상공인인 A씨는 "요즘 이렇게 현금이 꾸준하게 들어오는 곳이 있군요. 현금 받는 게 일주일에 1번 있을까 말까인데"라고 오히려 부러워 했다.
다만 B씨는 "이게 누군가한테는 꿈의 매출일 수 있지만 속사정은 모른다. 저도 어디 가서 매출 얘기 못한다. 그만큼 파는데 죽는 소리하냐고"라고 말했다.
한식 음식점을 운영한다는 C씨는 '이번 주는 재앙수준이네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나름 잘 버티고 있는데 이번 주는 화요일부터 수, 목, 금 다 망했다. 오늘도 망삘(느낌)"이라며 "주말부터 찬바람 분다고 하니까 기적처럼 집나간 매출이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분식집을 운영한다는 D씨는 "이번 주 이상하다. 분식집도 사람이 없다"는 댓글을 달았고, 마찬가지로 분식집을 한다는 E씨도 "저도 분식하는데 이번 주는 진짜 폭망이다. 이런 적 처음이다. 지금 제가 뭘 잘못하고 있나 고민해봐도 모르겠다. 이번 주에 이렇게 갑자기 손님이 뚝 끊어질 수 있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밖에 "아침 8시 오픈하고 지금(12시 49분)까지 1만 5천원 (매출이다)", "이번 주에 날씨가 안 좋으니 정말 힘들다", "어제 그나마 좋았는데, 오늘 비바람 때문에 공칠 것 같다", "비만 오면 매출이 바닥 나는 것 같다. 배달 안 하려고 했는데 다음달부터 해야겠다", "특히 오늘은 역대급 폭망이다. 반의 반의 반토막"이라는 댓글도 줄지어 달렸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18일 발표한 '10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안정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수출·제조업 중심 경기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설비투자·서비스업 중심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 속에 부문별 속도차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은 6개월 연속 반복된 표현이다.
반면 국책연구기관인 KDI(한국개발연구원)는 최근 발표한 'KDI 경제동향 10월호'에서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 개선이 제약"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