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장 "휴대전화 교체, 세관 마약 수사 외압과 무관"

고광효 관세청장, 지난해 10월과 올해 7월 3차례나 휴대전화 바꿔
"원래 1년~1년 6개월마다 휴대전화 교체…7월엔 휴대전화 액정 깨져"
수사 외압 폭로한 경찰 "고 청장, 용산 대통령실과 수도 없이 통화했을 것" 주장

고광효 관세청장(오른쪽)이 18일 오전 대전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관세청·조달청·통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이 제기된 고광효 관세청장이 이와 관련해 휴대전화를 과도하게 자주 교체했다는 지적에 대해 "증거 인멸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고 청장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18일 정부대전청사에서 관세청·통계청·조달청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바꾼 휴대전화는 꽤 노후화됐고, 올해 휴대전화가 파손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고 청장은 지난해 10월 15일과 올해 7월 17일·21일 등 반 년여 만에 세차례에 걸쳐 휴대전화를 교체했다.

이에 대해 세관 마약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고 청장이 휴대전화를 바꾸며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하지만 고 청장은 "정기적으로 휴대전화를 1년에서 1년 6개월 정도 사용하다 바꿔왔다"며 "지난해 10월에는 1년 6개월 정도 쓰던 것을 바꿨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자주 바꾼 이유에 대해서는 "관세청장으로서 휴대전화도 상당히 보안이 필요한 기기이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바꿔주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에 연거푸 바꾼 일에 대해서도 "올해도 휴대전화를 바꿨는데 액정이 깨져 새로 바꿨다가, 깨진 전화를 다시 써보려했지만 도저히 안돼서 새 휴대전화로 다시 바꿨다"고 설명했다.

또 "휴대전화를 바꿔도 통신기록과 문자기록은 없어지지 않고 다 남는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과정에서 자세히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마약 밀반입을 도왔다는 혐의를 받는 세관 직원 등에 대해서는 "수사가 끝나면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백해룡 경정(전 영등포서 형사과장)이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마약수사 외압 의혹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앞서 관련 의혹을 제기했던 백해룡 경정은 지난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고 청장에 대해 "용산 대통령실과 수도 없이 통화했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백 경정은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으로 근무하던 지난해 9월, 말레이시아 마약 조직의 필로폰 27.8kg(93만 명 투약분)을 적발·압수하는 과정에서 인천공항 세관 직원들이 밀반입 범행에 연루됐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수사에 나섰던 백 경정은 관세청과 서울경찰청 수뇌부가 '용산 대통령실'을 거론하며 부당한 외압을 가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관련기사: [단독]'세관마약 수사 외압' 의혹에 대통령실 등장…'용산, 심각하다')


백 경정은 고 청장이 휴대전화를 바꾼 시점에 대해 "(고 청장이) 첫 번째 바꿨을 때는 조병노 경무관과 제가 통화하고 그 다음날"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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