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 '7500명 의대교육 가능하다'는 사회수석에 "X소리"

전날 대통령실 기사 인용하며 "매일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소리 듣는 것 지쳐"
임현택 앙숙인 전공의단체 대표도 '의대생 7500명 교육' 두고 "단언컨대 불가"

지난 6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있다. 윤창원 기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현행 대비 1500여 명 많은 의대 신입생이 입학하는 내년에 '1학년생 7500명' 교육도 가능하다고 밝힌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매일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 듣는 것도 지친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앞서 강성 발언으로 설화를 빚은 전력에 더해 정신장애인 비하 및 막말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임 회장은 전날 밤 11시 30분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페이스북)에 이 같은 발언을 담은 글을 올리며 "장상윤, 이 작자는 도대체 제 정신인지…"라고 적었다.
 
임 회장이 해당 글에 텍스트로 인용한 한 기사 본문에는 "내년 예과 1학년의 경우 올해 신입생과 내년 신입생을 합쳐 7500여 명이 수업을 듣게 된다", "숫자는 많지만 의대 40곳에 분산되는 것이고 실습보다 강의 위주인 예과 1학년 교육특성을 감안해 분반 등으로 대비하면 교육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등 전날 '대통령실 고위관계자'가 기자들과 만나 했다는 말들이 소개됐다.

7500명은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휴학계를 내고 강의실을 떠난 기존 예과 1학년에, 내년도 증원된 신입생(4500명)을 더한 숫자다.
 
이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당초 결정한 2025학년도 의대 증원규모를 두고 "교육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가장 안전하고 실현할 수 있는 숫자가 2천 명이라 판단한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취지의 입장은 지난 10일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주최한 의·정 토론회에 참석한 장 수석이 주장한 바이기도 하다. 장 수석은 당시 "(정부가 인용한) 연구보고서상 가정을 보다 현실에 맞게 보완했다"며 "(그럼) 부족한 의사 수는 2035년에 1만 명이 아니라 2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즉, 사실상 최소 4천 명 이상 증원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이에 대해 "장상윤은 본인이 감당하지도 못하는 무책임한 소리 그만하고 '내가 하는 얘기가 틀리면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서 책임지겠다' 하고 공탁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이며 글을 맺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17일 밤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이 게시물에는 정부 정책을 두고 "거X 같다"고 비난하거나 "정부가 의대생을 (직접) 교육해라" 등 임 회장의 주장을 옹호하고, 임 회장과 장 수석의 '끝장토론'을 종용하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한편, 그간 임 회장에 대해 "그 어떤 테이블에서도 같이 앉을 생각이 없다"며 그의 조속한 사퇴를 촉구해온 전공의단체 대표는, 적어도 내년도 '정상적인' 의대교육이 수행될 수 있을지에 관해서는 임 회장과 비슷한 의견을 피력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일 경북대·경북대병원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 기사 링크를 공유했다. 당시 국감장에선 의대 시설·장비 등 인프라 노후화 관련 집중질의가 이뤄졌는데,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은 "경북대병원에 갔더니 70년·80년대 의대인 줄 알았다. 카데바(해부용 시신) 실습실에 갔더니 귀신 나오는 줄 알았다"고 지적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월 21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대 의대가 모교인 박 위원장은 "경북대의 교육환경은 열악하다"며 "(의사) 국가고시를 준비하던 본과 4학년 시절, 전기세가 많이 나온다며 도서관 에어컨과 전등을 끄고 공부하던 학생을 쫓아내던 학교고, 실습 기자재가 부족해 일회용품을 재사용하라 지시하던 학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술용 실 하나를 고이 받아들어 이미 너덜너덜해진 모형 위에 아끼고 아껴가며 연습했던 기억이 난다"며 "7500명. 단언컨대 교육은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브리핑에서 "2025학년도 대입전형을 바꾸려면 올해 5월 말까지 해야 하므로, 지금 바꾸자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 주장"이라며 내년도 의대 입학정원 조정은 불가능하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의료계가 합리적 대안을 제시한다면, '2026년도 정원'은 논의해볼 수 있다는 기존 입장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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