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에 또 한 번 '우천 변수'가 생길까.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는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4 프로야구 PO 4차전을 치른다. 시리즈 전적은 삼성이 LG에 2승 1패로 앞서있다. PO는 5판 3승제로 진행된다.
삼성이 대구 안방에서 열린 1, 2차전에서 홈런 8방을 터뜨리고 연속 10득점을 하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하지만 '디펜딩 챔피언' LG가 잠실 홈에서 임찬규와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호투에 힘입어 3차전을 따내고 반격에 나섰다.
4차전 경기 결과에 따라 양상은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이기면 PO는 끝난다. 하지만 LG가 이기면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변수가 있다. 바로 '비 소식'이다.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는 비 예보가 내려졌다. 경기를 진행하기 힘들 정도의 비가 내리면 PO 일정은 다시 하루씩 밀리게 된다. 앞서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2차전을 앞두고도 비가 쏟아져 경기가 예정대로 개최되지 못했다. PO 역대 6번째 우천 취소였다.
비가 와서 4차전이 연기되면 두 팀 사령탑이 꾸리는 선수 구성도 완전히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일단 LG 염경엽 감독은 4차전 선발로 디트릭 엔스를, 삼성 박진만 감독은 데니 레예스를 예고했다.
염 감독은 지난 2차전 당시 경기가 우천 취소되자, 선발 투수를 변경했다. 당초 14일 2차전에 엔스를 선발로 낼 예정이었지만, 하루 밀린 15일 2차전에는 손주영이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박 감독은 변화 없이 예고했던 대로 원태인을 마운드에 올렸다. 당시 경기에서는 삼성이 10 대 5로 승리했다.
이번에도 경기 일정이 밀린다면 기존 계획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큰 팀은 LG다. 가을야구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에르난데스 등판 여부가 달렸기 때문이다.
에르난데스는 KT 위즈와 준PO 5경기에서 모두 등판하는 헌신적은 태도를 보였다. 성적은 더 놀랍다. 준PO에서 총 7⅓이닝을 던졌고, 5피안타 무실점 10탈삼진으로 역투하며 2세이브 1홀드를 쌓았다.
염 감독은 17일 승리 후 다음 날 비 예보를 염두에 두고 전략을 짰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에르난데스가 내일(4차전)도 등판하냐'는 질문에 "못 나온다. 내일은 비가 온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그래서 오늘 많은 투구를 했다. 내일 비 예보를 생각했다"며 "비 예보가 없었다면 엔스와 에르난데스를 나눠 투입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날 에르난데스는 PO에 첫 등판해 6회 1사 후부터 9회까지 홀로 마운드를 책임졌다. 3⅔이닝 동안 60구를 던졌고,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만약 18일 경기가 우천 취소되면 LG의 에르난데스 활용법은 달라진다. 염 감독은 "에르난데스에게는 미안하지만,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최고의 카드다. 하루 쉰 뒤 몸 상태를 체크해보고 가능하면 그다음 날 내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기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에르난데스를 투입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귀띔했다.
에르난데스도 웬만하면 경기에 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8일 우천 취소 시 다음 경기에 또 등판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정식적으로 준비는 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몸 상태는 봐야 한다. 그래야 확실하게 얘기를 할 수 있다"며 "몸의 반응을 주의 깊게 들어보겠다"고도 했다.
반면 삼성 박진만 감독은 비 예보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레예스, 원태인이라는 확실한 선발이 있다. 3차전 선발 황동재 등 다른 투수들은 전부 불펜에서 움직인다"는 구상을 밝혔다.